지방산업 지도가 바뀌고 있다. 섬유 신발 등 전통산업의 사양화로 고심해온 지방 도시들이 기존 산업구조에서 탈피해 지역경제 여건과 산업 입지에 맞는 신산업을 선정해 적극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13일 전국 지자체들에 따르면 부산은 영화 조선 켄벤션 3개 산업으로 지역경제 재무장에 나섰고 대구는 반도체산업을 미래 주력으로 선정했다. 광주는 21세기 첨단산업의 하나인 광(光)산업을 지역특화산업으로 키우기 위해 민.관.학 합동으로 뛰고 있다. 인천시는 바이오산업을 21세기 주력으로 채택했다. 대전은 국내형 물류산업에 지역경제의 미래를 걸기로 했다. 대도시(광역지자체) 뿐만 아니라 중급 도시들도 '구태'를 벗어던지고 과감한 변신을 모색중이다. 구미시는 기존의 '공장도시' 이미지를 21세기형으로 바꾸기 위해 싱가로포르의 주룽공단 등을 모델로 도시 전체를 디지털 테크노폴리스로 바꾸는 계획을 수립중이다. 신발산업의 낙후된 이미지를 털어버리는데 고심해온 부산은 최근 조선 관련 전자기술을 특화산업으로 키우기 위해 9백38억원을 투입해 녹산공단 8만2천평에 조선기자재협동화 단지를 조성, 32개사를 입주시키는데 성공했다. 부산은 이를 계기로 올해 19개 조선 관련 업체를 묶어 협동화 단지를 만든다. 해양대를 비롯한 동아대 부산대 등 지역 대학들도 매년 10억원을 시로부터 지원받아 조선 신기술 연구에 나서기로 했다. 한국의 헐리우드를 자임하는 부산은 40억원을 들여 이달말 해운대에 영상벤처센터를 완공, 첨단영상기술의 집중적인 개발에 나선다. 대구시는 섬유산업의 쇠퇴를 만회하기 위해 반도체와 LCD를 신산업으로 육성키로 하고 올해 12만평의 특화단지를 조성, 분양한다. 대구는 이 용지를 시세의 30%에 공급하고 세제 감면 등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고 있다. 광통신 부품과 광정밀기기, 광소재, 광원 분야를 중점 육성키로 한 광주시는 이 분야에 3년간 1천3백20억원의 중앙및 지방자금을 투입한다. 대전시는 경부, 호남, 대진(대전-진주) 3개 고속도로가 인근을 지나는 등 '내륙교통 요충지'라는 이점을 극대화시켜 물류중심으로 자리매김하는 전략을 확정했다. 대전시는 대기업들의 투자와 시의 특화산업계획을 맞물리도록 하기 위해 한진, 현대 등 국내 굴지의 택배회사들에 외국자본 유치에 버금가는 파격적인 조건으로 지역유통거점을 제공하는 방안도 연구중이다. 송도신도시에 세계적인 에이즈 백신 개발회사인 백스젠의 유치에 성공한 인천시는 1억5천만달러 규모의 에이즈 백신 공장착공을 계기로 바이오산업 중심도시로 성장한다는 청사진을 마련했다. 김희영 기자 songk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