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통화위원회가 다수 예상과 달리 조기 금리인상을 강행한데 대해 시장에서는 '한은의 본때 금리'라는 얘기가 나왔다. 금통위로서는 이날 금리에 대해 어떤 결정을 내려도 뒷말을 들을 수 밖에 없는 미묘한 상황이었다. 금리를 동결하면 외압에 굴복한 것으로, 인상시에는 독립성을 내세워 고집을 부린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었다. 한은 집행부 내에서는 최근 정부측의 잇단 금리관련 '훈수'에 대해 "금통위가 자칫 '핫바지'가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전윤철 경제부총리 등 정부쪽 인사들이 공식.비공식 발언을 통해 인상시기를 늦춰야 한다는 입장을 연거푸 밝히면서 되레 한은쪽을 자극한 결과가 됐다. 금통위는 결국 정부의 '희망'을 거스르는 쪽을 선택해 장관들의 섣부른 금리 발언에 '본때'를 보여줬다는게 시장의 관전평이다. 회의에 참석한 5명의 금통위원은 일부 이견에도 불구하고 표결없이 금리인상을 결정했다. 한은 관계자는 "금통위원들은 앞으로 더이상은 만장일치 결정이 없을 것이라는 단서도 달았다"고 전했다. 오형규 기자 o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