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발생 사흘째인 5일 긴급 방역활동과 가축이동 제한으로 다행히 확산 기미를 보이지 않고 가운데 발생지인 경기도 안성시 삼죽면 일대 축산농가는 평정을 되찾고 있다. 이날 율곡농장 인근 삼화농장에는 군인 100여명이 동원돼 3천여마리의 돼지를죽여 매립하는 등 발생지 반경 500m내 3개 농장 돼지의 살처분 조치가 완료됐다. 3㎞내 위험지역에 위치한 삼죽농원 직원 이인석(34)씨는 "어미돼지 500마리가임신을 하고 있어 이동제한이 계속될 경우 축사가 부족해 어려움이 예상된다"며 "현재 사료배급에는 전혀 문제가 없고 출하만 빨리 된다면 자금압박도 별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구제역 발생지역에서 반경 10㎞내 경계지역에 있는 안성축산진흥공사 생산과 이광호(36)대리는 "충청지역 등 다른 지역 돼지의 도축은 금지됐지만 안성지역 6개 면의 돼지는 도축이 가능해 당장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며 "도축 후 내장 등 부산물을매립해야 하는 데 민원이 다소 걱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구제역 보도의 여파로 손님이 가장 많이 찾는 휴일에도 백화점 정육코너와 돼지고기 취급업소는 손님이 급감, 울상을 지었다. 동수원 갤러리아백화점 정육코너는 4일 돼지고기 판매액이 70만원(60㎏)으로 평소 100만원에 비해 크게 줄어든데 이어 일요일인 5일에도 10만원어치도 채 팔리지않았다.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 항우식당 주인 이천균(50.여)씨는 "어제 돼지고기를 찾는손님이 평소의 절반인 15∼20명에 그쳤다"며 "어젯밤 구제역으로 확정됐다는 보도가나와 오늘 대목 장사를 망칠 것 같다"고 걱정했다. 경기도청과 안성시청 직원들은 "월드컵을 앞두고 엄청난 행정력을 투입 구제역방지에 힘썼는데 아쉽다"며 허탈해하면서도 사태의 진정 기미에 안도감을 보였다. 임창열 경기지사와 남기명 행정부지사는 구제역 발생 첫날부터 삼죽면 현장에상주하며 상황실을 지휘하는 등 휴일에도 도청과 시청 직원들이 구제역 확산방지에주력하고 있다. (안성=연합뉴스) 최찬흥기자 ch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