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순당 배상면 회장(78)이 한국 전통주를 만드는 방법을 체계적으로 연구,전파하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경북대에 시가 15억원어치의 주식을 기증했다. 이 자금은 관련 학과를 개설하는 데 쓰이게 된다. 배 회장은 3일 국순당을 통해 4만2천9백주(총 주식의 0.49%)를 경북대에 기부했다고 코스닥시장에 공시했다. 이 주식을 3일 종가(3만7천원)를 기준으로 환산하면 총 15억8천7백30만원어치에 달한다. 회사 관계자는 "평소 한국 대학에 전통주 제조학과가 없다는 사실을 안타깝게 여긴 배 회장이 관련학과 개설을 위해 주식을 기부한 것"이라며 "경북대는 이 기금을 바탕으로 2003년 대학원에 전통양조학 전공을 개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경북대는 기금으로 교수 1명을 채용하고 배 회장의 추천에 따라 초빙교수 1명과 겸임교수 1명을 임용할 계획이다. 전통약조학 전공과정에서는 고전문헌에 나오는 전통주를 복원하고 새로운 전통주를 발굴하는 연구를 집중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기금 기부대학으로 경북대를 선택한 것은 배 회장이 이 대학 농예학과를 졸업했기 때문이라는 게 국순당측 설명이다. 배 회장의 아들인 배중호 국순당 사장도 "국순당은 전통주의 선두업체로 틈새시장을 공략해 왔다"며 "이번 학과 개설로 산·학협동이 가능해져 더 질 높은 전통주를 만들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국순당 관계자는 "자체 연구소에서만 하던 전통주 발굴 연구를 향후 경북대 대학원과 공동으로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동문이 학교 발전을 위해 기금을 쾌척한 점에 대해 경북대측도 반기는 분위기라고 국순당은 전했다. 이번 주식 기부로 7.83%(67만8천6백45주)였던 배 회장의 지분율은 7.34%로 줄었다. 배 회장과 부인인 한상은씨,배 사장(41.88%)이 59%의 지분을 갖고 있다. 이날 부인인 한상은씨도 천주교 성당 건립비용으로 시가 1억원 상당의 주식 2천9백주를 서울 문정2동 성당에 기부했다. 송대섭 기자 dss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