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물을 파라.자신의 특허를 지키려고 너무 인색하게 굴지말라" 에리트퍼니처(www.elitec.co.kr)의 박혁구 대표(54)가 발명가들과 발명을 기반으로 사업을 펼치고 있는 기업인들에게 던지는 충고다. 박 대표는 1975년 학교용 교구를 생산하는 에리트퍼니처를 설립,28년간 70여개의 특허를 따냈고 17건의 특허를 출원중이다. "여기저기 신경을 쓰다보면 실제로 활용하기 어려운 특허를 갖게 되는 경우가 많아요. 남들에 비해 관심이 많고 자신있는 부문을 찾아서 한우물을 파야 합니다. 그래야 확실한 경쟁력을 갖춘 특허기술을 얻을 수 있고 이를 기반으로 사업화하기도 쉽죠" 실제로 박 대표는 학교용 교구 부문에만 매달려 자타가 인정하는 전문업체를 키워냈다. 종업원 1백80명,연 매출 1백70억원의 에리트퍼니처는 용인과 서산에 있는 7천5백여평 규모의 공장에서 학교용 교구를 전문적으로 제작,교육기관에 납품하고 있다. 그가 학교용 교구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젊은 시절 군복무를 마치고 실업계 고등학교에타자기를 납품하는 업체에 입사한 것이 계기가 됐다. 창업초기 박 대표는 원목 소비량의 95%를 수입하는 자원빈국에서 자원절약형 아이디어 상품을 만들어내는 것이 수출보다 더 큰효과를 가져온다고 믿고 원목절약형 상품개발자로 변신했다. 그는 또 국내 학교용 교구 제품이 낙후돼 있는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최종 소비자인 교사와 학생들의 불만 사항을 조사해해결방법을 찾아나섰다. "일본을 비롯한 해외 전시장을 둘러보면서 제품 아이디어에 확신을 가질 수 있었죠.비록첨단 분야는 아니지만 제조공정을 개선하고 아이디어를 통해 진일보된 상품을 개발하면 자원을 절약하고 엄청난 수입대체 효과를 거둘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982년 첫 특허를 획득한 박 대표는 마모된 부분만을 교체할 수 있는 미닫이 교실 출입문,양면 활용 책상,폐플라스틱을 이용한 청소도구함,방향 및 구충기능을 가지고 있는 서가 등을 계속해서 발명했다. 그는 이들 발명품을 통해 교육현장에서 막대한 경비를 절감할수 있는 효과를 인정받아 금탑산업훈장과 특허기술대전에서 금.은.동상을 연속 차지했다. 하지만 박 대표에게도 시련은 있었다. 1984년 무리한 공장확장과 설비투자로 인해 자금난에 몰려 부도를 맞은 것.그동안 애써온 노력이 허사가 된데다 가까운 사람들에게 까지 피해가 미치자 사업을 포기할 생각도 했다. 그러나 다시 한번 뛰어보자는 각오로 일어서 1991년 모든 부채를 정리하고 회사를 정상화시키는데 성공했다. 박 대표는 자원빈국에서 경제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길을 "발명"에서 찾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특허를 제대로 사업화하지 못하고 서류상의 권리로만 지키고 있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그는 "개별 주체들을 위해 권리를 보호하는게 특허의 본래 목적이긴 하지만 국가전체적으로 볼 때 여러 사람과 기업이 힘을 합쳐 특허권을 활용해 시너지 효과를 내는게 더욱 바람직하다"며 자신의 특허부터 대승적인 차원에서 공유하고 싶다고 말했다. (031)236-2525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