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19세의 청년 벤처기업가가 창조적 아이디어로 회사를 무서운 속도로 일궈가고 있다. 작년 8월 고교생 창업기업으로선 처음 벤처기업 인증을 받아 고교생 벤처 대표 1호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는 그린아이디어뱅크의 신승엽 대표. 그는 지난 4월초 꽃향기 나는 여성팬티(제품명 피그리브)와 조화(造花)를 회사의 첫 제품으로 선보여 보름만에 각각 15억원과 3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기염을 토했다. 벤처기업이 내놓은 제품에 대한 반응치고는 폭발적이다. 제품판매를 위해 전국을 대상으로 모집한 대리점 70여개도 순식간에 마감될 정도였다. 이 추세대로라면 올해 수백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는 것은 크게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팬티와 조화의 향기는 3개월 내지 6개월 가량 지속됩니다. 팬티는 세탁하더라도 향기가 사라지지 않는 제품입니다. 20대를 겨냥해 내놓았는데 40대 주부들로부터도 큰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신 대표는 브래지어끈 커플팬티 잠옷 넥타이 혼수이불 등 향기가 나는 다양한 제품들을 잇따라 내놓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섬유제품 등에 향기를 집어넣는(투향) 방법에 관해 독자적인 기술을 갖고 있고 이를 특허출원해둔 상태"라며 "향기를 발산할 수 있는 응용제품들을 얼마든지 내놓을 수 있다"고 자신했다. 여기에 충격을 받았을까. 프랑스의 모 향수업체가 옷의 단추와 지퍼에 향기를 집어넣는 기술을 이전해 달라고 요청했다. 기술이전에 따른 로열티는 상상을 초월한다. 이 업체는 3년에 걸쳐 매년 1천7백억원의 로얄티를 제공하겠다고 제안해 왔다. 그린아이디어뱅크로선 3년 동안 5천1백억원이라는 천문학적인 돈을 버는 셈이 된다. 그린아이디어뱅크도 이같은 제안에 긍정적이어서 계약이 성사될 가능성은 매우 높다. 향기제품 외에 소지가 간편하고 재활용이 가능한 튜브형 모자 수질정화기능을 갖고 있는 모여탄 인형의 높이를 조절할 수 있는 '부상하는 인형' 냄새 안나는 구두깔창 등의 아이디어 제품도 선보일 예정이다. 올해에만 40여종의 제품으로 시장을 공략할 것이라는게 신 대표의 설명이다. 이처럼 그린아이디어뱅크가 내놓는 제품은 모두 반짝이는 아이디어에서 비롯됐다. 물론 아이디어는 신 대표에게서 나오고 있다. 현재까지 출원한 특허만 19개에 이른다. 발명품 대부분은 환경문제를 해결하면서도 생활주변에서 얻을 수 있는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개발됐다. 회사이름을 왜 그린아이디어뱅크로 했는지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그는 "뭔가를 골똘히 궁리한다고 해서 아이디어가 나오는 것은 아니며 남들이 안된다고 하는 것을 그건 왜 안되지 하는 식으로 접근하면서 아이디어를 얻게 된다"고 소개했다. 그는 또 "친구와 얘기할 때 등 순간순간 떠오르는 아이디어를 일일이 메모해 뒀다가 시간날 때마다 연구하는 습관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신 대표는 올해 성균관대 사회과학계열에 진학했다. 동아리활동 친구교제 공부 등 대학생활에 적응하느랴, 기업경영 하느랴 그의 일과는 아침 6시30분부터 저녁 늦은 시간까지 눈코 뜰새없이 바쁘게 이어진다. 그러나 그는 "학교에선 학생다운 학생으로 생활하고 싶고, 기업인으로선 늘 겸손하면서 기술개발을 게을리하지 않은 자세를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얼굴엔 아직 솜털이 보송보송한 모습이지만 당차고 의연한 기개만큼은 여느 벤처기업인을 저리가라 했다. (02)773-5887 이성태 기자 ste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