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형 회계법인이 약진하고 있다. 지난해 회계법인 설립기준이 완화되면서 규모는 작지만 전문성을 갖춘 '새내기' 회계법인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지난 2000년 33곳이던 회계법인 수는 벌써 50개를 넘어섰고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대형 회계법인들은 최근 분식회계 혐의로 제재를 받은 데다 미국 엔론사태로 회계감사를 맡고 있는 기업의 컨설팅 업무 제한 등이 추진되면서 영업 측면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반면 중소형 회계법인은 벤처기업과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대형 회계법인의 틈새시장을 공략하면서 급부상하고 있다. 특히 대형 회계법인에서 실무 경험을 쌓은 중견 회계사들이 잇따라 독립, 회계업계의 '춘추전국' 시대를 열고 있다. 규모는 작지만 전문성을 무기로 도약하고 있는 중소형 회계법인을 소개한다. ----------------------------------------------------------------- 선명회계법인은 지난해 9월 창립한 '새내기' 법인이다. 공인회계사(CPA) 수가 10명에 불과한 미니 회계법인이지만 몇년 안에 회계업계 중위권으로 도약한다는 야심찬 포부를 갖고 있다. 선명이 강점으로 내세우는 것은 탄탄한 조직력과 풍부한 경험을 지닌 인적구성. 지금까지 소형 회계법인들은 기존 합동사무소를 필요에 따라 한데 묶어 공동조직체로 운영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선명은 감사반에서 함께 일해 오던 회계사들이 주축이 돼 단일조직으로 출범했다. 규모는 작지만 체계적이고 일관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선명은 삼일회계법인 출신인 신민철 대표가 지난 95년 설립한 선명세무회계컨설팅을 모태로 성장해 왔다. 법인설립은 1년도 채 안됐지만 사실상 8년의 역사를 통해 축적한 노하우가 최대의 자산인 셈이다. 나머지 회계사들도 대부분 삼일회계법인 출신의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 회계사들로 구성돼 있다. 특히 창업투자회사인 한국벤처금융 대표이사를 지낸 박진국 회계사가 공동 대표로 참여, 30대의 패기와 50대의 경륜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는 평가다. 선명회계법인이 공략하고 있는 시장은 벤처.중소기업에 대한 컨설팅, 부동산 컨설팅, 법률서비스 등이다. 선명은 법인 설립 이전부터 테헤란 밸리에서 벤처 및 중소기업에 대한 컨설팅서비스와 코스닥 등록업무를 수행, 많은 노하우를 쌓아 왔다. 이를 인정받아 10여개의 창업투자회사, 금융기관 및 대기업의 벤처사업팀으로부터 투자회사에 대한 사전 경영진단 및 사후관리를 맡아 서비스하고 있다. 선명은 현재 벤처기업에 대한 장부기장, 회계.세무 자문, 투자유치를 위한 IR 업무 지원, 직무분석, 경영진단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셀로텍 싸이제닉 보국전기 아라기술 등 40여개 벤처기업을 고객사로 두고 있으며 20여개 기업의 IPO(기업공개) 업무를 추진하고 있다. 부동산 컨설팅은 다른 회계법인과 차별화된 전문분야로 선명이 주력으로 삼고 있는 사업영역이다. 신 대표는 "10여년 동안 대형 회계법인과 한국부동산신탁 등에서 부동산 컨설팅과 세제분야에 근무한 경험을 살려 기존 부동산 관련 세무자문에 국한된 회계사의 업무영역을 뛰어넘어 프로젝트 매니저로서의 사업영역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선명회계법인은 철저한 사업분석을 통한 부동산 개발 사업의 선정, 프로젝트 파이낸싱 서비스, 프로젝트 진행 기간동안의 회계 및 세무자문, 분양대금에 대한 공정한 관리, 프로젝트 완성시 투자자의 이익분배 및 청산절차의 진행 등 부동산 개발 프로젝트 전반에 대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최근에는 서울 강남구 역삼동 오피스텔 사업에 참여, 성공적으로 업무를 완수하기도 했다. 이밖에 선명은 중소형 회계법인들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법률서비스까지 한꺼번에 제공, 다른 회계법인과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이를 위해 법무법인 선명과 함께 세무.회계 컨설팅, 기업인수.합병, 법률서비스까지 토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유기적인 업무관계를 위해 '인하우스' 개념을 도입, 공동 사무실을 쓰면서 의사결정의 효율성을 기하고 있다. 신민철 대표는 "기업들이 법률과 회계서비스를 받기 위해서는 별도의 회계.법무법인을 이용해 시간적.경제적으로 낭비가 많았다"며 "특히 기업은 법률과 세무회계가 교차하는 영역임에도 불구하고 종합적인 해결방안의 제시가 불가능했다"고 지적했다. 신 대표는 "회계 및 법률에 대한 종합서비스는 물론 조세소송 분야에서도 완벽한 서비스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며 "최고의 서비스를 통해 3년후에는 중위권 회계법인으로 도약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