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최우선주의 경영으로 고객사와 직원 모두를 만족시키는 국내 최고의 아웃소싱회사로 키우겠습니다." 모든 문제는 현장에 있으며 해결책 역시 현장에 있다고 확신하는 (주)휴먼링크(www.humanlink.co.kr)의 장남기 사장. 장 사장은 그래서 1년에 3개월은 반드시 지방에서 '홀아비' 생활을 한다. 아예 와이셔츠 양말 등을 싸들고 부산 대구 광주에 있는 지역본부에 내려가 그곳에서 한달씩 보낸다. "인재파견회사의 경우 마케팅과 영업활동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해요. 회사가 잘되려면 사람이 중요하죠. 직원들이 있는 현장에서 숙식을 하며 그들의 고충을 직접 듣고 그 자리에서 해결책도 함께 찾으려고 합니다. 동시에 우리 직원들이 파견 근무하고 있는 고객사 임원들과 자주 만나 무슨 문제점이 없는지를 꼼꼼히 챙깁니다." 장 사장은 모든 회사가 다 그렇겠지만 특히 인재파견회사의 최대 자산은 바로 사람이라고 믿는다. 지난 92년 7월 회사를 설립할 때 회사이름을 '휴먼링크'라고 지은 것도 그 때문이다. 그의 표현대로 직원들을 '징그럽게' 교육시키는 데도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한달에 두세번 정도 '조직관리' '집단적 노사관계' '근로자파견제도' 등에 대해 외부강사를 초빙해 직원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아웃소싱업체에는 양질의 인적자원이 잘 오지 않습니다. 이러다보니 생산성은 낮고 매출과 이윤도 떨어져 당연히 직원들의 급여수준이 바닥일 수 밖에 없죠. 이같은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선 직원교육을 철저히 교육시키고 대신 그에 상응하는 보상을 해줘야 합니다." 직원 정서 함양에도 남다른 신경을 쓰고 있다. 장 사장 방에는 항상 클래식 음악이 잔잔히 흐른다. 그 음악은 사내 방송을 통해 사무실로 퍼져 나간다. 직원들은 음악감상을 하면서 근무를 한다. 그의 방에서 흘러나오는 것은 음악만이 아니다. 징관 청심 등 우리 전통의 향을 피워 은은한 향기가 사무실 전체를 감싸돈다. "직원들의 풍부한 상상력과 영감 정서안정이 최고 자산이라고 했던 마이크로소프트사의 빌 게이츠 회장 생각에 1백% 동의합니다. 사무실이 아니라 '사고(思考)실'이어야 한다는게 제 믿음이죠." 휴먼링크 앞에는 '업계 최초'라는 수식어가 자주 붙는다. 아웃소싱업계에선 처음으로 '휴먼, 따뜻한 우리'라는 사보(社報)를 만들었다. 서로 다른 회사에 파견돼 근무하고 있는 직원들에게 동질감을 심어주고 이들을 하나로 묶어줄 '끈'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휴가철 직원들을 위해 콘도 등 휴양시설을 제공한 것도 업계에서 가장 빨랐다. "파견업계의 선두 기업으로 다른 업체들에 뭔가 모범답안을 제시해 줘야겠다는 책임감을 느낀거죠. 그 후 많은 업체들이 우리 시스템을 모방해 도입했으며 이에따라 파견업계 전체가 한단계 업그레이드하는 계기가 됐죠." 하드웨어 구축에도 빈틈이 없다. 전국 각지에 파견돼 있는 직원들이 본사를 직접 방문하지 않고도 손쉽게 인터넷을 통해 재직증명서 급여명세서 등 각종 서류를 받아볼 수 있도록 첨단 행정시스템을 갖췄다. 또 인터넷을 통해 취업 희망자들이 자신의 이력서를 자동으로 등록할 수 있도록 했다. 회사도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92년 출범 당시 10여명으로 출발한 회사는 현재 국민카드 SK텔레콤 제일제당 등에 2천3백명의 직원을 파견하는 탄탄한 회사로 커왔다. 92년 5억2천만원이던 매출도 지난해 3백90억원으로 급성장했다. 지난 82년 우리나라 최초의 파견업체인 한국산업안전(공항경비) 직원으로 출발해 20년만에 결국 파견업체 최고경영자가 된 장 사장. 이같은 성장의 열매를 독식하지 않는다. '직원들 라면 먹을때 혼자 밥먹을 생각이라면 아예 사업하지 말라'는 아내의 충고 때문만은 아니었다. 검정고시로 겨우 얻은 고졸이 최종 학력인 장 사장은 소파공장 공원에서 주유소 주유원까지 바닥생활의 쓴 맛을 보면서 어려운 사람들에게 눈을 돌렸다. 자신처럼 가정형편이 어려워 공부를 못하는 학생들을 위한 장학사업과 독거노인들을 위한 지원사업에 쓰는 돈은 전혀 아깝지 않다. 학력콤플렉스로 한때 절망했던 장 사장은 일본 마쓰시타전기의 창업주 마쓰시타 고노스케를 알고부터 달라졌다. 초등학교도 마치지 못한 마쓰시타에 비하면 자신의 학력은 오히려 '사치'이며 회사를 경영하고 사회에 기여하는데 학력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을 바꿨다. 장 사장은 인재파견업체에 대한 사회인식이 아직 바뀌지 않은데 대해 섭섭함을 감추지 않는다. 세금을 잘 내 관할 세무서에서 표창을 준다고 했다가 인재파견업체라는 사실을 알고 취소했던 일은 대표적 사례다. "최근 기업의 경영환경이 인재파견을 절실히 필요로 하는 쪽으로 급변하고 있습니다. 정부도 인재파견업이 제대로 뿌리내릴 수 있도록 정책 및 금융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합니다." 김수찬 기자 ksc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