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의 알리 알-나이미 석유장관은 이라크의 석유 수출중단 조치로 재고량이 큰 폭으로 떨어지는 등 원유시장의 안정성을 저해하는 요인이 잇따를 경우 산유국들이 증산에 나설 수 있다고 22일 밝혔다. 이브라힘 알-아사프 사우디 재무장관은 또 유가반등이 지속되는 등 가격 압박이가중된다면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행동을 취할 것이라면서 다음달 26일 OPEC 각료회의에서 증산 여부를 결정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사우디측의 이같은 언급은 다음 달까지 증산 요인이 없을 것이라는 나머지 OPEC회원국들의 발언과는 대조적이다. 알-나이미 장관은 이날 워싱턴에서 열린 미-사우디 에너지.경제회의에 참석, 국제 석유 재고수준이 OPEC의 다음 행보에 열쇠를 쥐고 있다고 전제한 뒤 현재의 재고량은 만족할 수준이지만 이라크 금수조치가 영향을 미친다면 증산에 들어가야 할 지모른다고 말했다. 국제 석유 재고량은 현재 56일 사용분을 맞출 수 있는 수준으로 작년에 비해 3.5일이 늘어나 있는 상태다. 알-나이미 장관은 "한두달 뒤에도 재고수준이 만족스러울 지 확신할 수 없기 때문에 공급측에서 행동을 취해야 할 지 모른다"며 "이는 이라크 문제 뿐만아니라 다른 정치.경제적 요인 또는 재해 등과 관련해서도 시장 안정을 위해 부족분을 채워야한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내달 OPEC 각료회의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조치를 취할 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고 대신 현재는 시장상황을 예측하기가 이르다고만 덧붙였다. 하지만 이날 함께 회의에 참석한 알-아사프 장관은 내달 회의에서 OPEC 회원국들이 증산 여부에 대한 결정을 할 것으로 본다면서 "OPEC은 산유량을 늘림으로써 시장에 개입할 준비가 돼 있다"고 다소 확정적인 어조로 말했다. (워싱턴 AP.UPI=연합뉴스)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