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회복 속도가 빨라져 이달중 작년 동월 대비 두 자릿수 증가가 확실시된다. 하반기엔 수출이 매달 20% 안팎씩 늘어나는 고공 비행을 벌일 전망이다. 21일 산업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1∼19일중 수출은 77억4천4백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66억1천만달러에 비해 17.2% 늘어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특히 명절 등 계절적 변동요인을 제외한 하루 평균 수출액(1∼19일 누계 기준)은 지난 1월 3억7천2백만달러에서 △2월 4억2천3백만달러 △3월 4억5천7백만달러 △4월 4억8천4백만달러 등 지속적으로 증가, 수출 회복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이달 전체로는 수출이 지난해 4월(1백21억2천1백만달러)보다 11% 가량 증가한 1백34억∼1백35억달러로 예상돼 작년 2월(5.3%) 이후 14개월 만에 플러스로 돌아설 전망이다. 수입도 전년 동월(1백12억1천2백만달러)보다 11% 가량 많은 1백24억달러 안팎을 기록, 작년 2월(5.9%) 이후 14개월 만에 증가세로 반전될 것으로 산자부는 내다봤다. 박봉규 산자부 무역정책심의관은 "미국 등 선진국 경기 상승세가 빨라지고 일본 경제도 최악의 상황에서 점차 벗어나는 등 수출 기상도가 갈수록 쾌청해지고 있다"며 "올 하반기엔 매달 15∼25% 가량의 수출 성장이 무난할 것 같다"고 말했다. ◆ 주력품목 살아난다 =작년에 45%나 곤두박질했던 반도체 수출은 이달 14억달러 안팎으로 전년 동월(12억7천만달러)보다 10%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달 증가세로 반전된 컴퓨터는 작년 4월 8억2천만달러에서 이달엔 13억달러로 50% 이상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무선통신기기도 지난달에 이어 40%대의 증가율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는 10억1천만달러에서 12억달러로 20% 안팎, 선박은 6억3천만달러에서 8억달러로 30% 가까이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더욱이 컴퓨터와 반도체 등 수출로 직결되는 원자재(부품류)와 에너지 수입도 이달 들어 크게 늘어나는 추세를 보여 향후 수출 전망을 더욱 밝게 하고 있다. ◆ 수출단가 회복된다 =1백28메가D램 가격은 지난해 12월 개당 1.87달러에서 지난달 4.40달러로 1백35.3% 수직 상승했다. 15인치 액정표시장치(LCD)도 개당 2백25달러에서 2백50달러로 11.1% 올랐다. 석유화학제품(6대 합성수지 평균)은 유가 상승에 따라 ?당 5백56달러에서 7백45달러로 34.0% 급등했다. 자동차 가격은 신규 모델 출시에 힘입어 대당 8천1백86달러에서 8천7백27달러로 6.6%, 열연강판(핫코일)은 t당 2백18달러에서 2백35달러로 7.8% 각각 상승했다. ◆ 복병은 없나 =엔화 절상에 따른 원화가치 동반 상승으로 미국 등 선진국 시장에서 개도국 제품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약화될 공산이 크다. 또 공장가동률이 80%를 넘어서는 상황인데도 재고가 급격히 소진되고 있는 만큼 설비투자가 뒷받침되지 않을 경우 수출물량을 제대로 공급하기 어려울 것이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특히 시멘트 등 일부 품목은 국내 경기 호황으로 내수 시장에 물량이 우선 공급되면서 수출이 위축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정한영 기자 c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