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물가 불안을 우려해 미국보다 먼저 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았다.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종전 4.1%에서 5.8%로 대폭 상향 조정했다. KDI는 19일 '2002년 1.4분기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우리나라의 최근 경기 상황은 미국 등 선진국보다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 거시경제정책 기조도 선진국보다 먼저 전환해야 한다"며 "물가 불안과 임금 상승세가 우려되는 만큼 금리 인상을 늦춰서는 안된다"고 진단했다. KDI는 주가가 급등하고 가계 대출이 급증하는 한편 장기 금리가 상승하고 있는 점도 금리 인상이 필요한 시점임을 나타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동철 KDI 거시경제 팀장은 "어느 나라가 금리를 올렸다고 우리나라도 따라 올리고 금리를 올리지 않는다고 해서 안 올릴 문제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KDI는 경기회복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짐에 따라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당초 2.6%에서 2.9%로 높여 잡았다. 올해는 정부가 목표하는 3% 안팎으로 물가 안정이 유지될 전망이지만 지난해말 대비로는 4%대까지 근접, 작년 수준인 3.2%를 넘어설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유영석 기자 yoo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