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기업들이 한국에 브랜드 사용료를 낸다?' 삼성이 외환위기 당시 해외기업에 매각했던 회사들로부터 짭짤한 브랜드 사용료 수입을 올리고 있다. 18일 삼성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1999년 유통사업부문을 영국의 테스코사에 넘기면서 맺은 브랜드 사용료 계약에 따라 지난해 28억원을 받았다. 당시 테스코사는 삼성상표와 로고를 사용하는 대가로 할인점 1개 업체를 신규 출점때마다 4억원을 지급키로 했다. 최대 지급한도액은 1백20억원.삼성테스코는 지난해 7개 점포를 신규 출점했다. 삼성테스코는 2005년까지 40개 점포를 추가 설립할 계획이어서 삼성물산은 앉아서 1백억원 이상을 챙기게 될 전망이다. 삼성물산은 또 삼성전자와 함께 르노삼성자동차가 영업이익을 내는 시점부터 매출액의 0.8%를 브랜드 사용료로 받게 된다. 르노삼성은 지난해 5백9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지만 매출이 무려 5배 가량 증가한 1조5백80억원을 기록,손익 분기점을 맞추는데 필요한 매출규모에 근접하고 있다. 르노삼성의 올 1·4분기 차량판매대수는 2만4천7백대에 달해 지난해 같은 기간의 1만2천대에 비해 2배 수준으로 늘어난 상태다. 자동차 판매가격의 2%를 닛산자동차에 지급키로 한 기술도입 계약도 내년 1월 만료될 예정이어서 빠르면 내년부터 브랜드 사용료 수입이 들어오게 될 전망이다. 지난해 르노삼성이 닛산에 지급한 로열티 금액은 2백억원으로 영업손실의 33%를 차지했다. 삼성전자는 또 FA(공장자동화)사업부문을 미국 로크웰사와 합작,'삼성로크웰(가칭)'을 설립하면서 이 회사 매출액의 일정부분을 브랜드 사용료로 받을 예정이다. 삼성측은 로크웰사가 삼성전자의 국내영업망을 활용한 시장확대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어 삼성 상표를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삼성중공업도 볼보건설기계코리아에 98년 7월 중장비 사업부문을 매각하면서 국내에서 삼성로고가 붙어 팔리는 제품에 대해 2003년까지 매출액의 1%를 브랜드 사용료로 받기로 했다. 지난 99년과 2000년 이 회사의 국내매출이 각각 1천4백31억원,1천5백62억원인 것을 감안하면 삼성중공업은 30억원에 가까운 브랜드 사용료를 챙긴 것으로 보인다. 외국기업들이 이처럼 브랜드 사용료를 내면서까지 삼성 상표를 쓰려는 이유는 국내 소비자들에게 미치는 브랜드 파워가 크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삼성테스코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가지기 쉬운 외국기업이라는 부담감을 덜어준데다 삼성이 쌓아온 브랜드 인지도를 활용,국내시장에 쉽게 안착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