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콤이 파워콤 인수에 나선 것은 LG그룹이 통신사업을 그룹 주력사업으로 다시 강화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라고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하나로통신과 두루넷의 통합 결렬로 혼미를 거듭하고 있는 정부의 통신 3강 정책이 다시금 힘을 얻게 될 전망이다. LG그룹은 유선사업자인 데이콤과 이동통신 사업자인 LG텔레콤을 거느리고 있지만 KT(옛 한국통신)와 SK텔레콤에 비해서는 열세를 면치 못해 왔다. 정부의 비대칭 규제정책도 이들 '2강'의 막강한 시장 장악력을 제어하기에는 한계가 있는 게 사실이다. 따라서 LG그룹은 KT에 버금가는 기간망과 가입자망을 갖고 있는 파워콤 인수를 통해 그룹 통신사업에 새로운 모멘텀을 마련하는 쪽으로 전략을 수정한 것이다. LG그룹이 LG텔레콤이 아닌 데이콤을 파워콤 인수의 대표주자로 내세운 것은 데이콤-파워콤의 시너지효과가 더 크다고 판단한 때문이다. 데이콤은 장거리,국제전화 등 기간망을 갖고 있지만 가입자까지 이르는 가입자망이 없어 사실 '반쪽 통신사업자'나 다름없었다. 그러나 5만5천㎞에 달하는 파워콤의 가입자망을 얻게 되면 데이콤은 인터넷 전용회선,기업통신망 등 서비스에서 상당한 경쟁력을 갖게 될 전망이다. 한편 데이콤 컨소시엄에 시스코시스템스가 1백% 출자한 SAIF와 캐나다 연기금 CDP가 참여함에 따라 파워콤 인수 가능성은 한층 높아졌다. 입찰참여 의향서 접수 마감일인 17일까지 의향서를 제출한 업체는 데이콤 외에 하나로통신,두루넷,신한맥쿼리,온세통신,외국투자사 ENP 등 모두 6개 그룹으로 알려졌다. 앞으로 파워콤 지분매각 일정은 18일 입찰제안요청서(RFP) 발송,29일부터 정밀실사,6월11일 입찰,6월17일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등의 순서로 진행된다. 장규호 기자 sein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