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09540]과 대우종합기계[42670]가 지난해 중국 굴삭기 판매 시장점유율 `1위' 자리를 놓고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지난 12일 중국 현지법인인 창저우현대공정기계유한공사가 올 1.4분기 굴삭기 판매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내면서 지난해에도 중국 내수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한 바 있다고 밝혔다. 현대는 보도자료에서 `고객 인도기준'으로 지난해 중국시장에서 총 1천970대의굴삭기를 팔아 일본 히타치, 고마츠 등의 업체를 제치고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그러자 대우종합기계측은 중국 공정기계협회 통계자료를 인용, 지난해 중국 현지법인인 대우옌타이유한공사가 총 2천173대를 팔아 1위였으며 히타치는 2천3대로 2위, 창저우현대는 1천970대로 3위에 머물렀다고 반박했다. 대우종합기계 관계자는 "현대가 보도자료에서 올 1.4분기 중국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고 한 것은 인정할 수 있으나 지난해 전체실적에서도 1위를 기록했다고하는 것은 억지"라며 "중국 공정기계협회 통계자료에 엄연히 순위가 나와있는데 무슨 소리냐"고 말했다. 이에대해 현대중공업측은 지난해 대우종합기계가 중국에서 판매한 굴삭기 2천173대 가운데는 대우옌타이유한공사의 11개 직영 지사를 통해 판매된 물량 외에 3개합작 판매법인을 통해 판매된 물량도 포함된 것으로 후자는 통계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정확한 수치는 파악이 안되지만 대우옌타이유한공사가 현지 합작 판매법인에 `넘긴' 물량 가운데는 상당수의 재고도 포함돼 있을 것이고 따라서 재고물량을 제외한 순수 `고객인도기준'으로 따지면 자신들이 `1위일 것'이라는 게 현대측의 주장. 대우종합기계 관계자는 그러나 "중국내 합작 판매법인도 똑같이 대우 브랜드의굴삭기를 판매하는 대리점으로 이 곳을 통한 판매물량이 전체 판매실적에 포함되는것은 당연하다"고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또 "지난해 판매실적 가운데 상당수는 합작 판매법인에 넘긴 재고물량일 것이라는 현대측의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재고량을 판매량으로 둔갑시킬 이유도 없을 뿐더러 설령 재고량이 있다 하더라도 현대는 공정기계협회 통계도무시한채 무슨 근거로 자신들이 1위라고 주장하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업계에서는 중국 시장에서 서로 1, 2위를 다투며 선전하고 있는 국내업체들이 지나치게 서로를 의식, 불과 몇% 안팎의 시장점유율 차이를 놓고 자의적인해석을 늘어놓는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업체들이 중국 시장에서 4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은 그 자체로 매우 고무적인 일인 만큼 소모적인 논쟁에서 벗어나 공정한 경쟁에 보다 힘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윤영 기자 y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