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경기활성화 정책이 도마위에 올랐다. 10일 열린 거시경제점검회의에서 참석자들은 경제정책 전환의 필요성을 놓고 열띤 공방을 벌였다. 정부는 이날 회의 결과를 토대로 12일 경제정책조정회의에서 정책기조 변경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 경기논쟁 치열 =LG경제연구원은 '기존 정책 유지'를, 삼성경제연구소는 '안정으로 선회'를 각각 주장했다. LG는 '경기가 과열이 아니고 물가상승 압력도 지난해보다 크지 않다'며 경기활성화 정책을 유지해줄 것을 강력히 주장했다. 물가와 국제수지에 집착하기보다는 경기상승세가 이어지도록 거시경제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LG는 최근 부동산 가격 상승과 가계대출 급증에 대해 미시적 대응으로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한국은행이 선제적으로 금리를 인상하더라도 그 시기는 오는 3.4분기쯤이 적절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삼성은 '경기가 올들어 내수를 중심으로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2.4분기중 선제적으로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소비자와 기업들의 경기기대감이 지나치게 높아져 과열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삼성은 세계시장이 회복단계로 진입할 경우 내수와 수출 모두 과열양상을 보일 가능성을 우려했다. 정부는 지금부터 자산가격과 임금 물가를 안정시키고 기업의 경쟁력과 생산성을 강화하는 쪽으로 정책기조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 유가 급등 우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세계 석유 수요는 올해 1.5% 증가하는 반면 공급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등으로 감소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했다. 중동사태로 석유무기화가 진행될 경우 두바이유 기준 원유가는 3.4분기중 배럴당 35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석유무기화 가능성은 5% 미만으로 예상됐다. ◇ 설비투자 =산업은행은 경기회복으로 투자환경이 개선돼 투자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상반기에는 지난해보다 약간 늘어나는데 그칠 것이지만 하반기부터는 투자계획이 확대 수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산업은행은 설비투자 회복의 실질적 모멘텀인 수출이 회복될 때까지 투자촉진책을 유지해줄 것을 정부에 요청했다. ◇ 저금리 유지 건의 =전국경제인연합회는 과소비와 부동산시장 과열에 대해서는 미시적인 조치와 재정중립으로 대응하고 금리정책은 수출과 투자가 회복될 때까지 유지해줄 것 등을 정부에 건의했다. 재경부가 금리 인상을 용인하는 상황인데 반해 산자부는 이날 '정책기조 전환 불가' 주장을 펴는 등 정부 부처내에서도 시각차가 완연했다. 현승윤 기자 hyuns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