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은행과 아시아개발은행(ADB)은 올해 일본을 제외한 동아시아지역 경제가 전세계 무역규모의 확대에 힘입어 4.5∼4.8%의 뚜렷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9일 전망했다. 세계은행은 이날 발표한 `반기 지역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동아시아 지역경제가 올해 4.5%, 내년에는 6.0%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일본은 올해도 1.2%성장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세계은행의 호미 카라스 아시아태평양 지역 분석관은 그러나 아시아 지역경제가 여전히 취약한 기반을 갖고 있으며 뚜렷한 성장세의 달성여부는 필수적인 국내개혁의 이행에 달려 있다고 진단했다. ADB도 이날 발표한 `연례 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올해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지역 42개국의 경제성장률은 4.8%로 지난해의 3.7%에 비해 크게 나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이는 지난 2000년의 이 지역 경제성장률인 7%는 물론 1990년대 후반 평균 성장률 5.4%에도 못미치는 것이다. 국가별로는 한국의 경우 지난해 경제성장률이 3%에 그쳤으나 올해는 아시아전체 평균성장률과 같은 4.8%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다. 대만도 지난해 경기후퇴국면에서 벗어나 올해 2.8%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홍콩도 지난해 0.1%에서 올해는 2.1%로 나아지고 싱가포르도 지난해 2% 마이너스 성장에서 올해는 3.7%의 플러스 성장으로 돌아설 것이라고 밝혔다. 남아시아에서는 인도가 6%의 고성장을 구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최근 경제대국으로 급격히 부상한 중국은 올해 경제성장률이 지난해의 7.3%에 못미치는 7% 수준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보고서는 아시아경제가 회복하기 위해서는 이 지역 수출의 4분의 1을 담당하는 미국시장에서 반도체와 PC부품 등의 수요가 되살아나는 것이 필수조건으로 최근 미국경제가 경기후퇴 국면에서 벗어나 아시아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것은 긍정적인 징후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미국이 최근 자국내에서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양지역간 무역불균형을 타개하기 위해 무역정책을 조정할 가능성이 있다며 미국이 경상적자를 줄이기 위한 어떤 조치를 취할 경우 아시아경제의 회복이 제한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ADB는 이밖에 일부 국가의 중앙은행이 과도한 통화정책을 고집하거나 국제유가가 계속 오를 경우 인플레이션 현상이 발생함으로써 성장을 둔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홍콩.싱가포르 블룸버그.AFP=연합뉴스)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