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 업계가 국회와 합동으로 우리 나라의 지적재산권 보호 실태에 대한 미국의 감시 정도를 낮추기 위한 공동 로비에 나서 관심을 끌고 있다. 업계 대표단과 함께 워싱턴을 방문 중인 이종걸 의원(민주당)은 7일 바버라 와이젤 미국무역대표부(USTR) 아시아태평양 담당 부대표보를 비롯한 미국 정부와 업계관계자들을 두루 만나 한국을 지재권 우선감시대상국(PWL)에서 감시대상국(WL)으로 한 단계 낮추도록 촉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한국이 PWL로 지정돼 있어 지재권 보호가 매우 부실한 인상을 주고 외국인 투자 유치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하고 "USTR가 지재권 분야를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자동차 무역 역조와 연계시킬 것이라는 위협을 거듭 제기하고 있어 적극적인 대미(對美) 로비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최헌규 다우기술 사장은 "소프트웨어 업계가 국회와 합동으로 로비에 나선 것은 처음"이라며 "우리 나라의 소프트웨어 정품 사용률이 종전의 35%에서 55%로 오른 점 등을 들어 한국에 대한 지재권 감시 수준을 완화하도록 요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업계 대표단에는 최 사장 이외에도 남기환 오토코리아 사장, 이흥렬 아도베코리아 사장, 권오규 마이크로소프트 부사장 등이 포함돼 있다. USTR는 지난 2000년 한국에 대한 지재권 감시 수준을 PWL로 격상시켰고 이어 지난해에도 저작 및 특허권 보호 조치들의 효과가 입증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인도, 필리핀, 대만, 러시아, 인도네시아, 유럽연합(EU) 등과 함께 PWL에 포함시켰다. 한미 양국 정부는 오는 20일부터 지재권 협상에 돌입할 예정이며 USTR는 이달 말 세계 각국의 지재권 보호 실태에 관한 연례 보고서(스페셜 301조)를 발표할 계획이나 미국의 국제지적재산권연맹(IIPA)은 이미 지난 2월 한국을 계속 PWL로 지정해야 한다는 건의서를 USTR에 제출해 놓고 있어 결과를 속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워싱턴=연합뉴스) 이도선 특파원 yd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