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경제가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3월 실업률이 예상 외로 높게 나타남에 따라 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 인상이 상당기간 늦춰지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또 그간의 중동사태 악화로 유가가 강세를 보인 것도 미국의 경제 회복을 늦추는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겠느냐는 지적도 제기됐다. 미 노동부가 5일 발표한 실업률 통계는 3월에 일자리가 5만8천개 늘어난 것으로집계했다. 일자리가 증가하기는 지난해 7월 이후 처음이다. 그러나 3월의 실업률은오히려 전달보다 0.2%포인트 상승한 5.7%를 기록했다. 이는 월가에서 예상한 것보다도 0.1%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일자리가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실업률이 오히려 뛴 것을 오버타임증가에서 원인을 찾았다. 회복세가 완연한 제조업만 봐도 그 추세가 확연히 드러난다. 3월의 제조업 평균 주당 근로시간은 41.1시간으로 나타났다. 지난 16개월 사이가장 높은 수준으로 전달의 40.7시간보다 증가했다. 그러나 3월의 근로자 1인당 정규 노동시간은 전달과 같은 평균 34.2시간을 기록했다. 대신 오버타임은 평균 3.9시간에서 4.2시간으로 증가했다. 기업들이 늘어난 일감을 위해 사람을 새로 뽑는 대신 기존 인원에게 더 일을 시켰다는 얘기다. 기업들이 경기회복 초기에 선호하는 경영 전략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이와 관련해 290억달러의 대학 연기금을 운용하는 코네티컷주 윌턴 소재 커먼펀드의 마이클 스트라우스 수석연구원은 "지금의 미 경기를 너무 과열됐다고 하기도그렇고 또 너무 냉랭하다고 말할 수도 없다"고 표현했다. 뉴욕 소재 베어스턴스의 존 라이딩 수석연구원은 "미국의 현 경기 회복세가 주로 생산성 제고에서 비롯되고 있다"고 말했다. 근로자들이 더 열심히 일하고 있다는얘기다. 이처럼 생산성 제고에도 불구하고 실업률이 떨어지지 않는 것과 관련해 FRB의금리 인상이 당초 예상보다 많이 늦어지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경제정보 전문 서비스인 블룸버그가 최근 전문가 4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따르면 미국의 실업률은 올 2.4분기에도 5.7%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3,4분기나 돼야 하락할 것이라는 관측이 추가됐다. 현재 1.75%인 연방기금 금리가 다시상승하기까지 상당 시간이 소요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제기되는 근거이기도 하다.당초 전문가들은 올여름께 금리가 인상되기 시작할 것으로 내다봤다. FRB로서는 고용시장이 안정됐다는 확실한 지표들이 나올 때까지 통화 정책의 고삐를 다시 조이기힘들 것이라는 얘기다. 실업률과 관련한 금리인상 시기에 대해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의 마이클 모스코총재는 "예단해서는 안된다"는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모스코 총재는 5일 "실업률이예상 외로 높게 나온 것과 관련해 이것이 (미 경제의 근간인) 개인소비 위축으로 이어지지 않겠느냐는 지적이 나온다"면서 그러나 "앞서도 실업률이 높았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미국은 지난해 12월 실업률이 6년 반 사이 가장 높은 5.8%에 달한 바 있다. 모스코 총재는 "소비 기조가 견실하다"면서 "물론 고용시장이 개선되지 못하면소비가 위축될 수 밖에 없으나 지금의 상황은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침체기에는 실업률이 이보다 더 높았음을 상기시켰다. 또 "제조업의 핵심 요소들인 자동차와 주택 부문이 이미 호조를 보이고 있다"면서 "개인소비 외에 기업 투자도 경제 근간의 하나임을 상기시켜야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존 테일러 국제문제담당 미 재무차관은 5일 경제정보 전문 서비스인 다우존스 회견에서 "올해 미국이 3.5% 이상 성장할지도 모른다"고 내다보면서 "최근의유가 강세가 미국의 회복세를 지연시키는 충격은 가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워싱턴 블룸버그=연합뉴스) jk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