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총파업과 대량 해고라는 파국을 앞두고 2일 노정 극적타결을 이끌어낸 뒤에는 숨은 협상의 주역이 있었다. 정부는 물론 노동계 안팎에서는 1일 철야협상과 2일 협상을 통해 합의문을 타결시킨 주인공으로 노동부 김원배 기획관리실장을 꼽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자타가 공인하는 `협상의 달인'으로 통하는 그는 당초 지난 2월 중순 발전노조측이 교섭결렬을 이유로 중앙노동위원회에 조정신청을 한 이래 줄곧 발전노조 파업문제를 진두 지휘해 왔다. 발전, 철도, 가스 3개사 노조의 파업이 예고된 지난 2월 중순께부터 "발전노사교섭은 전혀 진척이 안되고 있으니 직접 해결하라"는 노동장관의 특명을 받고 현장에 투입됐다. 노동부 노정과장, 노정기획관, 노정국장, 청와대 노동비서관, 중앙노동위원회상임위원 등 노정파트에서 잔뼈가 굵은 그는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중노위 조정안제시와 중재재정 등의 과정에서 젊은 노조측 대표와 밤을 지새우기를 거듭했다. 또 파업돌입 이후 사실상 노조와의 대화가 단절된 상황에서 민주노총과 공공연맹 관계자들과 수시로 접촉하는 등 막후 협상의 정부측 대표로 활약했다. 그동안 협상에서 수차례 합의문 작성 단계까지 갔으나 노조측으로부터는 "정부의 강경논리를 대변한다"는 지적을, 산업자원부 등 관계부처로부터는 "지나치게 노조 편을 든다"는 핀잔도 감수해야만 했다. 김 실장은 이날 협상을 타결지은 뒤 "이번 협상은 무엇보다 연관된 정부 부처가많은데다 협상창구가 여러 곳으로 나뉘어 있어 수차례 실무선에서 합의된 안이 윗선에서 거부당하는 등 어려움이 많았다"며 "다행히 지난 주부터 협상창구가 노동부로 일원화돼 총파업을 앞두고 타결지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파업 `해결사'로 뒤늦게 노사협력관실에 투입된 이성희 사무관도 단절된 대화를재개하고, 노동계의 양보를 이끌어내는데 단단히 한 몫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민주노총 전문가'라는 이유로 지난달 18일 갑자기 중노위 조정과에서 노사협력관실로 긴급 차출된 그는 노동계에 지인이 많아 이번 협상에서 대화의 물꼬를 트는데 큰 역할을 했다고 민주노총 관계자들은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성한 기자 ofcours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