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적인 무디스사가 국가 신용등급을 2단계 올린 것은 우리에게 큰 힘이 될 것입니다"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28일 오전 인천 국제공항에서 열린 '경제 월드컵 추진종합대책 보고회의'를 주재하던 도중 진 념(陳 稔) 경제부총리로부터 미국의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사가 우리나라의 국가 신용등급을 IMF 사태 이후 처음으로 A등급으로 상향조정했다는 보고를 받고 감격스러운 표정으로 이같이 말했다. 이날 보고회의는 경제월드컵 추진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진 부총리, 신국환(辛國煥) 산업자원, 양승택(梁承澤) 정보통신 장관, 손병두(孫炳斗) 전경련 부회장, 최기선(崔箕善) 인천광역시장 등 정부 각부처와 월드컵 조직위, 경제계 등 주요 인사11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오전 10시 45분께 참석자들의 질의응답에 이어 김 대통령이 마무리 언급을 하기직전 진 부총리가 보좌진으로부터 쪽지를 건네 받고 떨리는 목소리로 참석자들에게 국가신용등급 상향조정 소식을 전했다. 진 부총리는 "오늘 오전 10시30분 무디스사로부터 국가신용등급을 Baa2에서 A3로 두 단계 상향조정한다는 소식이 들어왔다"면서 "이는 김 대통령의 확고한 국정철학과 관계 부처, 기업, 국민 모두가 다같이 힘을 합쳐 이뤄낸 성과"라고 말했다. 그러자 참석자들은 일제히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잠시 후 마이크를 잡은 김 대통령은 "오늘 경제월드컵 회의에 즈음해 우리는 기쁜 소식을 들었다. 이럴 줄 알았다면 경제월드컵 회의를 3월초로 잡았다면 더빨리 신용등급이 올라갔을 뻔했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김 대통령은 "신용등급이 2단계 올라간 것은 우리 경제에 대한 세계의 평가가 크고 기대 또한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보수적인 무디스사가 2단계 올린 것은 우리에게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순간 김 대통령은 IMF 사태를 맞아 국가 신용등급이 투자부적격 단계인 Ba1으로 추락한 나라를 일으켜 세우기 위해 전력투구했던 지난 4년의 세월이 파노라마처럼 스쳐지나가는 듯한 표정이었다고 한 참석자는 전했다. 그러나 김 대통령은 국가 신용등급 2단계 상향조정에 만족해선 안된다는 입장을 취했다. 김 대통령은 "월드컵을 성공적으로 개최하면 국운융성의 계기가 마련될 것"이라면서 "이 기회를 통해 세계 일류국가로 도약할 수 있도록 협조해 주기 바란다"며 다시 한번 힘을 모을 것을 역설했다. (인천=연합뉴스) 정재용기자 jj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