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공시 지가가 올해로 11년째 연속 하락세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일본 국토교통성 발표에 따르면 지난 1월 1일 기준 전국의 공시지가는 장기적인 불황 여파 등이 반영돼 작년 동기와 비교해 평균 5.9% 하락, 11년째 부동산의 거품빼기 행진을 이어갔다. 이번 공시지가 하락폭은 지난해의 4.9%에서 심화된 것이며, 특히 1993년에 기록된 8.4%에 이어 두번째로 하락폭이 컸다. 지목별로는 주택지가 5.2%, 상업지가 8.3%씩 각각 하락했다. 지가하락에 제동이 걸리지 않는 이유는 기업들이 비용절감 등을 위해 보유부동산을 처분함으로써 전체적으로 토지가 남아도는데다, 장기불황에 따른 영향이 겹쳤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상업지로 재개발이 진행되고 있는 도쿄(東京) 중심부 일부에서 지가상승또는 보합세가 이뤄진데 반해 지방에서는 땅값의 날개없는 추락이 계속되고 있어 토지의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 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토지 거래시 기준이 되는 공시지가가 이처럼 계속 하락세를 면치 못함에 따라부동산을 담보로 돈을 빌려준 금융기관의 부실채권 부담이 심화될 전망이다. 일본의 공시지가는 1990년을 전후해 거품경제가 붕괴되면서 하락세를 보여왔으며, 이는 금융기관들의 부실채권을 양산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금융기관들은 1990년대 내내 언젠가 부동산 가격이 뛸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 속에 부실채권 처리를 미뤄오다가 10년을 허송했으며, 지금까지 폭락한 부동산 담보에발목이 잡혀있는 상태이다. (도쿄=연합뉴스) 고승일특파원 ksi@yonhap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