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 임금격차가 크게 줄어들고 있지만 여성근로자에 대한 임금차별은 아직도 상당부분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유경준 연구위원이 15일 발표한 '성별 임금격차의 차이와차별'이라는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70년대초 이후 80년대 중반까지 여자근로자의 평균임금은 남자근로자의 45%에도 미치지 못했다. 그러나 80년대말 이후 여성이 주로 취업하는 생산직의 인력난과 노동조합운동의 활성화에 따른 하후상박식 임금인상의 결과, 성별 임금격차가 빠르게 개선돼 99년의 여자평균임금은 월 106만원으로 남자의 63.1%에 달했다. 연도별로 남자임금에 대한 여자임금의 비율을 보면 72년 45.1%, 75년 41.2%, 80년 42.9%, 85년 44.9%, 89년 52.4%, 94년 56.8%, 99년 63.1%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이와함께 "여자임금은 30∼34세 계층까지 상승한 다음 40∼44세까지 하락했다가 그 이후에는 거의 수평을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는 결혼과 출산 등의 이유로 30대 초반에 노동시장을 떠나 근속과 경력에 의한 임금상승이 이뤄지지 않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반면 남자는 98년 이전에는 대체로 60대 초반까지 임금이 계속 상승했으나 94년 이후에는 45∼49세에서 임금이 정점을 이뤘다가 하락하는 모습이어서 80년대 이후고용관행에 많은 변화가 있었음을 보여준다고 보고서는 말했다. 보고서는 또 99년의 경우 성별 총임금격차 가운데 교육.근속.경력차이에 따른 임금격차는 43%인 반면 차별화로 인한 임금격차는 57%를 차지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유 연구위원은 "학력, 경력, 근속 등의 차이에서 발생하는 임금격차는 정당한 차이로 볼 수 있으나 그 외에 여성에게 불리한 제도나 관행에 의한 임금격차는 차별이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채용과 초임에서의 남녀차별 금지, 여성근로자에 대한 훈련기회 확대 등이 성별 임금격차 해소의 중요한 정책방향"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임선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