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채 금리가 주가 강세로 급등, 거의 10개월중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미국 재무부 채권수익률은 소폭이나마 하락했으나 정부의 금리인상 시사 발언으로 투자 심리가 냉각됐다. 게다가 2월중 소비자기대지수 급등, 주가상승 반전, 경기 본격회복론 등의 악재가 보태져 급등했다. 시장 관계자들은 금리가 장기적으로 상승 추세인 점은 부인할 수 없으나 단기간에 급등한 만큼 당분간 조정 양상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LG투자증권의 윤항진 연구위원은 "5년물 금리가 마지노선으로 여겨지던 7.00%선을 뚫고 상승해 거칠 것이 없어졌다"면서도 "그러나 강한 충격이 없는 한 급등에 대한 부담으로 당분간 혼조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13일 증권업협회에 따르면 3년 만기 국고채권 수익률은 전날보다 0.12%포인트 오른 6.35%로 마감했다. 지난해 5월 26일 6.42%를 기록한 이후 최고 수준이다. 이날 장승우 기획예상처 장관이 대한상의 조찬간담회에서 "기업들은 향후 금리가 상승할 것을 대비해야 할 것"이라는 발언이 알려져 금리는 6.24%로 상승 출발했으나 한국은행과 재정경제부의 구두개입으로 상승폭을 좁혔다. 그러나 통계청이 발표한 2월 소비자기대지수가 107.7을 기록, 다섯달째 상승하자 금리는 상승세를 회복했다. 장 막판 들어서는 주가 상승과 함께 급한 상승곡선을 그렸다. 5년 만기 국고채권 수익률은 7.04%로 0.10%포인트 급등했다. 역시 지난해 5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회사채 수익률도 상승했다. AA- 등급과 BBB- 등급 3년 만기 무보증 회사채 수익률은 각각 7.08%, 11.16%를 기록, 전날보다 각각 0.08%포인트, 0.05%포인트 상승했다. 국채 선물은 급락했다. 3월물은 0.27포인트 하락한 104.10, 6월물은 0.36포인트 내린 102.62로 마감했다. 거래량은 6월물이 6만9,376계약으로 급증한 반면 만기일이 얼마남지 않은 3월물은 9,180계약에 불과, 거래량이 크게 역전됐다. 국채 선물 시장에서 외국인과 개인은 각각 3,446계약, 1,373계약 매도우위를 보인 반면 은행과 투신사는 2,986계약, 1,859계약 매수 우위를 기록했다. ◆ 미국 소매판매 변수 = 미국 재무부 채권 수익률은 나스닥 급락에도 불구하고 소폭 하락하는 데 그쳤다. 미국 경제의 3분의 2 이상을 차지하는 소비자 부문의 경기 척도를 알 수 있는 소매판매 발표를 앞두고 불안감이 확산됐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이코노미스트들은 2월 소매판매가 전달보다 0.9% 증가, 전달의 0.2% 감소세에서 반전됐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장 거래자들은 상승률이 예상을 상회할 경우 또한번 금리가 급등할 것에 대비해 채권 매수를 꺼렸다. 이날 발표되는 소매판매 증가 속도가 예상보다 빠를 경우 미국 채권 수익률과 국내 국고채권 수익률이 다시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부 외신에서는 시장컨센서스보다 높은 1.0% 수준의 증가율을 보일 것이라고 관측하기도 했다. 한편 국내에서는 3월중 고용동향과 실업률이 발표된다. 지난 1월 3.3%를 기록했던 실업률은 2월에 3.2%로 줄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자연실업률 수준으로 줄어든 터여서 소폭 변화하는 것은 채권 시장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경닷컴 양영권기자 heem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