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경제난을 겪고 있는 아르헨티나 정치인들이 경기침체의 원흉으로 지목돼 국민으로부터 계란과 침 세례를 받는 등 온갖 수모를 당하고 있다. 실업률 폭등과 은행계좌 동결과 같은 고통을 겪고 있는 아르헨티나 국민은 정부지출과 뇌물, 무분별한 정치자금이 아르헨티나 경제를 벼랑 끝으로 몰고 갔다고 비난하고 있다. 최근 아르헨티나 의회 밖에서 개최된 집회에서 세르지오 팰콘 변호사는 "아르헨티나 국민들이 혼란에 빠져있을 때 정치인들은 자신들의 부를 축적했다"며 정치인들을 모두 쫓아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치인에 대한 연금지급을 중단해야 한다는 피켓을 들고 시위에 참가한 후안 카를로스 소린은 "아르헨티나의 정치는 항상 기업과 함께 했다"며 "정치인들은 자발적으로 정화작업을 벌이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국민이 나서서 정치인들의 삶을 비참하게 만들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분노한 아르헨티나 국민은 식료품 가게와 극장, 주유소, 공항 등 장소를가리지 않고 정치인들이 눈에 띄면 욕설을 퍼붓고 있으며 계란을 던지거나 침을뱉기도 한다. 분노가 폭발한 시민들이 폭도로 돌변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시민들은 지난1월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미르타 루비니 의원의 집을 불태웠고 프랑코 가비글리아 의원은 최근 카페에서 시민들에게 발각돼 화장실에 숨어 있다가 경찰의 도움으로 간신히 구출됐다. 심지어 카를로스 루카우프 외무장관은 최근 스페인 마드리드 공항에서 비행기를기다리던 아르헨티나 국민에게 발각돼 모욕을 받는 수모를 겪었다. 게다가 현지 언론들이 정치인들의 각종 특권을 보도, 아르헨티나 국민의 분노를부채질하고 있다. 언론들은 정치인들이 일반 시민의 평균 월급보다 세 배나 많은 7천 달러를 매달 받고 있는 것은 물론 무료 보험과 주유, 연금, 여행 편의 등 각종혜택을 누리고 있다고 전하고 있다. 이 때문에 아르헨티나 정치인들은 외출시 경호원들을 대동하고 다니는 것은 물론 변장을 하거나 가발을 쓰는 보안조치를 취하고 있다. 에두아르도 두알데 아르헨티나 대통령도 정부 지출을 줄이고 정부 규모를 축소하겠다고 밝히는 등 국민의 분노를 달래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부에노스아이레스 AP=연합뉴스) youngbo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