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울은 필수품이다. 과거에는 상거래의 근간이었다. 물론 지금도 그 중요성을 간과할 수 없다. 이에따라 한국은 아니지만 일부 국가에선 현재까지도 정부가 저울 생산을 직접 통제한다. 카스(대표 김동진)는 한국을 대표하는 저울 생산 기업이다. 지난 1983년 설립된 코스닥 기업으로 1987년 전자저울을 개발한 직후부터 해외로 눈을 돌렸다. 특히 동유럽 사회주의 붕괴를 계기로 동유럽을 집중 공략했다. 김 대표는 "사회주의 정부를 극도로 불신했던 동유럽 소비자들은 정부가 나눠준 저울을 깨버리고 카스를 포함한 외국산 전자저울을 속속 들여 놓았다"고 전했다. 카스는 현재 동유럽 시장에서 1위 저울회사로 부상했다. 지난해말 현재 러시아가 수입하는 상업 및 산업용 저울의 90%를 카스가 공급한다. 이 비중이 폴란드의 경우 60%이며 체코나 루마니아도 50%를 웃돈다. 카스는 동유럽 국가를 포함해 전세계 1백16개 나라에 저울을 수출하고 있다. 이 회사는 상업 및 산업용 저울의 세계시장 25%를 점유, 세계 4위의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 국내시장의 경우 카스가 독점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회사측은 "카스가 상업 및 산업용 저울의 75%를 점하고 있으며 나머지는 군소업체가 나눠 갖고 있다"고 자체분석했다. 카스는 안정된 시장지위를 토대로 실적이 매년 개선되고 있다. 1999년 4백64억원이던 매출액은 2000년 5백1억원, 2001년 5백65억원으로 증가했다. 순이익도 마찬가지다. 1999년 18억원에서 2000년 23억원, 지난해 37억원으로 늘어났다. 카스의 고속성장은 자체 측량기술을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저울은 얼마나 정확하게 계측하느냐가 생명이다. 이 회사는 오차범위를 세계적 수준인 50g 이내로 줄였다. 측량을 위한 핵심부품도 국산화했다. 카스는 올들어 '중견기업으로의 도약'을 목표로 몇가지 대형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우선 경기도 양주공장과 중국 상하이공장을 차별화시키기로 했다. 양주공장의 경우 고부가제품에 집중하고 상하이공장은 중저가 보급형 제품을 대량생산하는 체제로 변모시키기로 했다. 이를위해 상하이공장의 생산규모를 올해중 대폭 증설키로 결정했다. 이와함께 '디지털 기업으로의 변신'을 추진중이다. 지난해 하반기에 국내 대기업 및 외국회사에 근무하던 디지털 전문가 7명을 영입했다. 디지털 사업을 위해 '디지털 카스'라는 자회사도 만들었다. 디지털 사업의 첫 작품이 3월말 출시되는 디지털 신체관리시스템(제품명 nBody)이다. 체중계를 컴퓨터에 연결시켜 체중을 종합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상품이다. 카스는 측정된 신체지수를 의사 등 전문가와 인터넷으로 상담할 수 있는 시스템도 구축중이다. 김 대표는 "비만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어 디지털(인터넷) 사업이 상당한 수익을 만들어 낼 것"으로 기대했다. 카스는 기존 사업의 확대와 디지털사업 추진을 무기로 올해 8백억원이상 매출을 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내년엔 매출 1천억원, 순이익 1백억원을 계획하고 있다. 아날로그 기술을 기반으로 승승장구해온 카스가 디지털화를 통해서도 점프할 수 있을지는 두고 볼 일이다. (02)2225-3703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m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