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석유화학은 여천공단내 열병합발전소를 국내 금융기관에 "세일 & 리스백(Sale & Lease Back:매각후 재임대)"방식으로 매각키로 했다. 금호 고위관계자는 3일 "재무구조 개선 차원에서 자산가치 3천억원 상당의 열병합발전소를 팔기 위해 이달 중순까지 국내 은행들로부터 인수제안서를 받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3~4개 은행이 열병합발전소 인수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이들 은행은 각각 투자컨소시엄을 구성해 인수작업에 나설 예정이다. 금호는 당초 열병합발전소의 해외 매각을 추진해왔지만 연초 미국 엔론사태의 여파로 세계 에너지업계의 인수·합병(M&A)분위기가 크게 위축되면서 방향을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금호는 국내 은행들을 상대로 완전 매각보다는 '세일 & 리스백'방식을 통해 매각 후 5∼7년간 운영권을 유지하는 쪽으로 협상을 전개할 방침이다. 이 방식은 해외 기업들이 자산 조기매각을 위해 애용하는 것이지만 국내 제조업체가 이 방식으로 구조조정을 한 사례는 극히 드물다. 세일 & 리스백은 자산의 실제가치보다 다소 낮게 매각하는 대신 일정기간 재임대하고 나중에 되사는 조건을 붙이는 방식이다. 해당 기업은 일상적인 경영활동에 지장을 받지 않으면서 단기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는 이점이 있고 인수기업 입장에서는 일정수준의 수익률을 보장받으면서 재임대 기간이 끝난 뒤 매각처를 쉽게 모색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실제로 인수에 나선 국내은행들은 에너지 사업에 노하우가 없는데다 금호석유화학이 아니면 열병합발전소가 생산하는 전기나 스팀을 받아줄 곳도 마땅치 않아 세일 & 리스백 방식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고 금호측은 설명했다. 아직 공식적인 인수제안서가 접수되지 않았지만 금호는 자산가치의 70% 수준인 2천억원 정도에 열병합발전소를 매각한 뒤 5∼7년간 재임대하는 조건을 붙일 것으로 알려졌다. 임대기간 동안의 보장 수익률은 실세 금리를 다소 웃도는 9∼10% 가량이 될 것으로 전해졌다. 인수에 나설 은행들은 시중에서 투자자금을 끌어모아 별도의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한 뒤 인수에 나설 예정이다. 조일훈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