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 출하 등 경기지표들이 급격히 호전되는 가운데 수출도 점차 기지개를 켜고 있다. 지난달 수출이 외견상으론 다시 두자릿수 감소세지만 D램반도체 액정표시장치(LCD) 컴퓨터 등 주력 품목이 점진적인 회복세다. 특히 대(對)중국 수출이 올들어 증가세로 돌아섰고 미국 유럽연합(EU) 등에 대한 수출 감소세도 눈에 띄게 줄었다. 따라서 이르면 4월께부터 수출이 증가세로 돌아설 것이란 예상도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여기에다 외국인직접투자(FDI) 유치도 지난달 6억달러에 달해 지난해 11월 이후 4개월 연속 증가세다. 수출과 투자유치가 되살아나면 경기 상승에도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수출 동향=올들어 지난달 20일까지 품목별 수출실적을 보면 반도체 수출감소폭이 34.3%로 지난해(45.0%)보다 크게 축소됐다. 컴퓨터도 지난해 23.8% 줄었으나 올해엔 0.3% 감소에 그쳤다. 무선통신기기(18.9%)는 여전히 호조이고 자동차 수출증가율은 지난해 0.8%에서 올들어 18.2%로 가파른 상승세다. 반면 선박(-36.7%) 일반기계(-14.2%) 타이어(-7.2%) 등은 감소세로 돌아섰다. 또 석유제품(-49.5%) 정밀기계(-28.6%) 철강(-15.8%) 등은 부진이 심화됐다. 지역별로는 엔저 영향이 본격화된 일본으로의 수출이 32.9%나 곤두박질했다. 또 중동(-11.0%) 중남미(-42.5%) 아프리카(-50.5%) 등에 대한 수출도 악화됐다. 그러나 지난해 1.4% 감소한 대 중국 수출이 올들어 2.5% 증가세로 반전된 것을 비롯 미국(-9.6%) EU(-17.8%) 아세안(-13.1%) 대만(-2.5%) 등으로의 수출 감소폭도 크게 둔화됐다. ◇수출회복 임박=D램반도체 LCD 석유화학제품 등의 국제가격이 지속적인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또 미국과 EU 시장이 서서히 회복 기미를 보이는 데다 자동차 무선통신기기 등 주력 상품의 선전도 계속되고 있다. 이를 반영해 하루 평균 수출액이 지난해 12월 5억7백만달러에서 올 1월 4억6천1백만달러로 떨어졌다가 지난달 5억3천8백만달러로 회복됐다. 산자부 관계자는 "대외여건이 급속히 악화되지만 않는다면 3월 수출이 5∼7% 감소한 뒤 4월엔 1∼2% 증가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복병은 없나=일본의 경기추락과 엔화 약세가 가장 큰 근심거리.이미 대 일본 수출은 큰 타격을 입었고 엔화 결제비중이 높은 동남아에서도 6개월 시차를 두고 나타나는 엔저 영향이 2·4분기 중 가시화될 공산이 크다. 노사관계 불안과 미국의 테러전쟁 확산 가능성도 악재다. 또 세계적인 공급과잉 상태인 철강 석유화학 등에 대한 통상압력과 수입규제 움직임도 수출의 걸림돌이다. 김칠두 무역투자실장은 "엔화가 달러당 1백30∼1백40엔 사이에 머문다면 철강과 석유화학을 제외하곤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며 "엔화가 1백50엔대까지 치솟을 경우에 대비해 수출환변동보험 지원확대 등 재정·금융 측면의 대응책을 마련중"이라고 말했다. 정한영 기자 c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