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의 회복국면 진입 가능성과 관련한 낭보가 잇따르고 있다. 그러나 미국경제의 침체가 당초 예상 보다 가볍게 지나가는 것이 오히려 미국 경기의 회복을 더디게 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침체기 때 경기가 조정되면서 회복국면에서 새로운 탄력을 받게 돼 있는데 이번에는 조정기가 짧으면서 각 부문에서 거품을 안은 채 경기의 회복을 준비하는 상황이 닥치고 있기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이미 많은 분석가들이 지적하고 있듯 올해 경기가 회복된다 하더라도 힘찬 상승이 있을 것으로 기대되지 않는다는 사실이 이런 현상을 반영하는 것이다. 지난달 0.2%로 발표됐던 지난해 4.4분기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잠정치는 이번주에 0.8~09% 수준으로 상향수정돼 발표될 예정이다. 당초 지난해 4.4분기 성장률은 그 전 분기의 마이너스 1.3% 성장에 이어 계속 마이너스를 보일 것으로 예측됐었었다. 이번 분기의 성장률도 연초만 하더라도 1% 정도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으나 미국의 많은 분석가들을 그 수치를 2.5% 또는 그 이상이 될 정도로 상향조정하고 있다.전망치 수정의 가장 주된 배경은 소비가 생각 보다 활발하다는 것이다. 지난달 49.9를 나타냈던 공급관리연구소(ISM)의 제조업지수도 이번달에는 50.8정도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 지수가 50을 넘는다는 것은 경기가 확대국면으로 진입했음을 의미한다. 이 지수가 50을 넘으면 이는 지난 2000년 7월 이래 1년반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1월의 내구재주문도 분석가에 따라 1.3~1.6% 늘어나면서 3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국 정부나 민간 분석가들은 이들 통계수치로 볼 때 경기가 바닥을 친 것은 거의 확실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들은 다만 경기의 회복이 그만큼 빠르지는 않을 것이라는데 의견의 일치를 보이고 있다. 미국 밖 경제가 여전히 좋지 않은 상황이고 기업이 보는 시장상황도 그리 좋지 않으며 실업률도 여전히 높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중요한 사실은 침체기가 짧아 조정기간 역시 충분치 못해 상승에 그만큼 탄력을 받기가 힘들 것이라는 점이다. 와코비아증권의 수석이코노미스트였던 데이비드 오어는 미국경제의 이번 침체가 실재가치 보다 높은 주가나 과도한 소비자 부채, 강한 달러화 가치 등의 거품 부분을 걸러내지 못했다는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에 따라 미국이 경기회복 과정에서 거품을 제거하는 작업을 동시에 벌여야 하기 때문에 기대 만큼 큰 폭의 회복이 이뤄지기 힘들다는 것이 일부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뉴욕=연합뉴스) 강일중 특파원 kangfa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