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금리가 은행간 경쟁으로 하락 추세지만 5백만원 이하의 소액대출은 고금리 비중이 여전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저금리 시대에도 불구하고 서민들의 이자 부담은 여전히 무겁다는 얘기다. 한국은행이 24일 발표한 '2001년 중 은행 금리 동향의 특징과 시사점' 자료에 따르면 가계대출 가운데 저금리 대출 비중이 크게 늘었다. 경기부진에 따른 신용위험 증가에 대처해 은행들이 안전성이 높은 담보대출을 중심으로 금리인하 경쟁을 벌인 결과다. 가계대출에서 연 7% 미만 금리 적용 대출 비중은 2000년 4.4분기 3.3%에서 지난해 4.4분기에는 64.0%로 19배 이상 늘었다. 연 7∼12% 금리 적용 대출 비중은 89.7%에서 32.2%로, 연 12% 이상 고금리대출은 7%에서 3.8%로 줄었다. 이런 추세에도 불구하고 대개 신용대출인 5백만원 이하 소액대출은 연 7∼12% 금리 대출 비중이 54.9%, 연 12% 이상도 33.2%에 달했다. 반면 연 7% 미만은 11.9%에 그쳤다. 한편 대기업대출에서 우량기업은 대부분 저금리로 대환된 반면 신용도가 낮은 부실기업은 협조융자 과정에서 금리인하 혜택을 받지 못해 금리 차등폭이 중소기업대출보다 더 컸다. 지난해 4.4분기중 대기업대출(신규 취급 기준)은 연 5.5% 미만 저금리 비중이 24.4%, 연 9% 이상 고금리 비중이 13.5%로 나타나 중소기업대출(연 5.5% 미만 12.8%, 연 9% 이상 8.1%)보다 금리차등화 정도가 컸다. 유영석 기자 yoo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