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드려라,그러면 열리리라". 성경에 나오는 예수님 말씀이다. 이는 요즘의 미국 통신업계를 둘러보면 곧바로 떠오르는 구절이기도 하다. 그러나 통신업계는 큰 착각에 빠져 있는 듯하다. 성인의 가르침을 "벌이기만 하면 된다"는 "무대포"정신으로 잘못 이용하고 있는 것 같기 때문이다. 사실 통신업계가 처한 어려움은 스스로 자초한 부분도 없지 않다. 제대로 수요 조사로 해보지 않고 시설확충에만 급급했다. 기반만 갖추면 수요는 자연히 따라오리라고 너무 낙관적으로 전망한 탓이다. 그래서 장비와 서비스가 너무 앞서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소비자들의 불평도 일리가 있다. 전화선을 이용해도 충분한데 한 달에 20~30달러를 더 내고 광대역 초고속통신망을 깔 필요가 없다. 정부도 비난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못하다. 소비자와 업체간 균형감각을 갖추지 못하고 업체의 로비에 놀아난 감이 있다. 설비투자에 세금감면혜택을 주고,경기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각종 투자촉진책을 제시했다. 이와는 반대로 업체들이 뒷감당도 못하면서 큰 소리를 친 경우도 있다. 일부 케이블통신망 사업자들은 자사가 처리할 수 있는 용량보다 더 많이 가입자를 받았다. 그래서 가입하고도 6개월 이상 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생겨나고 있다. 전화선을 이용하는 초고속통신망 사업자들도 이와 비슷한 곤경에 처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