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잉생산으로 국내 쌀이 남아돌고 있는 가운데 전량 가공용으로 사용되는 수입쌀도 가공용 쌀소비 감소로 재고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세계무역기구(WTO) 농업협정에 따른 최소시장접근(MMA) 쌀수입량이 2004년까지 매년 증가하기 때문에 수입쌀 재고는 갈수록 늘어날 전망이다. 20일 농림부에 따르면 지난해 MMA물량으로 정곡(쌀) 기준으로 12만8천t이 수입됐으나 수입물량의 약 51%인 6만5천t만 가공식품용으로 소비됐다. 가공식품용으로 공급된 수입쌀은 96년 7만8천t, 97년 5만7천t, 98년 7만8천t, 99년 7만4천t, 2000년 6만7천t 등 매년 감소하고 있다. 이에 따라 수입쌀 재고는 98년 도입분부터 쌓여 현재 19만t(132만석)으로 늘어났다. 농림부 관계자는 "쌀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 수입쌀 공급가격을 지난해 10월 80㎏ 1가마에 7만4천120원에서 5만5천600원으로 내린 후 11월 한달동안 가공용 쌀소비량이 전년도에 비해 30% 가량 늘었다"고 말했다. 정부는 IMF이후 쌀 가공업체들이 자금압박을 받자 낮은 가격으로 공급받은 수입쌀을 몰래 빼돌려 식용으로 비싸게 파는 사례가 빈번하자 공급가격을 99년12월 가마당 8만4천700원까지 올렸다. 그러자 2000년부터 가공용 소비가 크게 줄었고 이에 따라 2000년12월 공급가격을 7만4천120원으로 다시 내린 후 지난해 10월 또 값을 인하한 것이다. WTO농업협정에 따른 MMA물량은 95∼99년에는 기준연도(1988∼90년 평균) 국내소비량의 1%에서 2%로 매년 0.25%포인트 늘어났고 2000∼2004년에는 2%(10만3천t)에서4%(20만5천t)로 매년 0.5%포인트 증가하도록 돼 있다. 따라서 갈수록 증가하는 수입쌀을 가공용으로 소비하기 위해서는 업체 공급가격을 더 낮출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농림부는 현재 현미 상태로 수입되는 수입쌀에 도정비용 등 각종 부대비용을 합칠 경우 가마당 가격이 4만5천원 수준이기 때문에 업체 공급가격을 추가로 내릴 여지는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최재석기자 bondong@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