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일본 시장에서 공통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상품들은 '감성화'와 '여성화'에 성공한 제품들인 것으로 분석됐다. 14일 삼성경제연구소가 발표한 '한.일 히트상품과 소비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0년(92∼2001년)간 한.일 양국에서 인기를 끌어온 상품을 조사해 본 결과 양국에서 비슷한 상품이 히트하는 시차가 크게 줄었으며 소프트(감성화)상품과 여성고객 대상 상품의 등장이 주요한 특징으로 나타났다. 소프트상품이란 영상물 음반 도서 등과 같은 문화상품과 서비스 인물 등 무형물을 포괄하는 개념으로 지난해 양국에서 가장 크게 성공한 소프트상품은 영화 '친구'와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이라고 삼성경제연구소는 설명했다. 인간의 감각을 배려한 상품으로 대우자동차의 레간자(저소음)와 히타치의 저소음냉장고(탈취기능 포함) 등도 커다란 인기를 모았다. 컴퓨터라는 기능위주 제품에 디자인기능을 추구한 애플의 'iMac'과 소니의 '바이오' 등은 감성화의 성공사례로 선정됐다. 삼성경제연구소는 또 90년대 중반 이후부터 신용카드 디지털 서비스 등에서도 여성을 겨냥한 히트상품들이 대거 등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삼성카드의 '知&美 카드'는 여성용 카드의 차별성을 강조하기 위해 카드표면을 라일락 향기가 나도록 특수 처리해 인기를 끌고 있다. 상품의 여성화 및 유니섹스(Unisex)화도 커다란 특징으로 지적됐다. 일본 시세이도 화장품의 남녀 겸용 '디오더런트(체취제거)'와 스프레이인 '에이지플러스'는 남성고객이 판매량의 20%를 점유하고 있다. 이밖에 안전 건강 환경을 지향하는 한.일 양국 소비자들의 욕구는 변하지 않아 건강식품류와 건강보조생활용품 등이 꾸준히 인기를 끌로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유영석 기자 yoo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