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거대 에너지기업 엔론이 지난해 12월 파산을 선언하고 수 백명의 근로자를 해고하기 직전 약 500명의 간부들에게 거액의 보너스를 지급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CNN 방송이 10일 보도했다. CNN이 입수한 보너스 지급 명단에 따르면 이사들은 이른바 `유지 보너스'라는 명목으로 1인당 최소 1천달러에서 최대 500만달러에 달하는 특별상여금을 받았다. 엔론 해고 근로자들은 그 돈이 해직자들에게 지급됐어야 한다며 분개하고 있고 많은 사람들이 보너스 지급 동기에 관해 의문을 품고 있다고 CNN은 주장했다. 한 전직 이사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보너스는 내부 핵심인사들에 대한 보상으로 지급됐다"며 "보너스를 받은 이들은 결국 회사의 붕괴를 몰고 온 의혹 투성이의제휴사업을 위해 일했던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엔론의 제프리 맥마흔 신임 회장은 지난 7일 청문회에서 "유지 보너스란 개념은 만약 회사가 파산에 이르게 됐을 경우 채권자들을 상대로 회사의 자산과 사업가치를 보호하는 차원에서 핵심인력을 남겨두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명단에는 맥마흔 회장이 150만달러의 보너스를 받은 것으로 나와 있다. 또 에너지 중개부문에서 일했던 이사들인 존 라보라토와 루이스 키친은 각각 500만달러와 200만달러의 거액 보너스를 받았다. 이들 2명은 현재 엔론의 무역부문을 인수한 UBS워버그에서 일하고 있다. (뉴욕=연합뉴스) 강일중특파원 kangfa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