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창사 30주년을 맞는 기업용 소프트웨어 전문업체 SAP의 헤닝 카거만 회장은 세계 경기가 금년 하반기부터 꿈틀거리기 시작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IT(정보기술)산업 거품 붕괴로 몸살을 앓고 있는 한국에 대해서는 매우 낙관적인 견해를 피력했다. IT를 조기에 도입하려는 의욕이 강하고 이를 뒷받침할 만한 전문인력이 충분하다며 '매우 매력적인 시장'이라고 평가했다. e메일 인터뷰 질의응답을 요약한다. - 올해 세계 경기가 회복기에 접어들 것이라고 보는 이들이 적지 않습니다. 그런데 회복 시점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합니다. 개인적으로 언제부터 회복될 것이라고 생각하십니까. ▲ 대다수 경제학자들이 금년 하반기부터 경기가 호전될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제가 만난 많은 고객업체들은 2003년부터 본격적인 회복기에 들어설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지난해 미국 경제는 힘든 고비를 맞았습니다. 다른 지역도 사정이 좋지 않았지요. 올해 유럽과 아시아시장은 그런대로 건재할 것입니다. 미국 시장도 하반기부터 바닥에서 벗어나기 시작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 인터넷 기반의 디지털 경제가 침체의 늪에 빠지자 일각에서는 '신경제는 허구'라고 말합니다. 인터넷 산업을 선도하는 기업의 최고경영자로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2000년도 후반까지만 해도 모두들 신경제를 얘기했죠. 많은 돈이 IT벤처기업으로 몰렸고 아이디어만 좋으면 쉽게 자금을 조달할 수 있었어요. 그런데 지금 많은 IT벤처기업들이 쓰러졌고 주가는 폭락했습니다. SAP 입장에서 말하자면 과거의 가치와 신기술이 제공하는 기회를 적절히 조합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런 의미에서 '새로운 신경제(New,New Economy)'란 용어를 쓰고 싶습니다. 이제 경영자들은 수익성을 중시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거품 경제는 끝났을지 모르나 진정한 지각변동은 이제 막 시작됐다고 생각합니다. - SAP의 2002회계연도 사업전략과 주력부문에 관해 말씀해 주십시요. ▲ 올해는 세 가지 목표를 세웠습니다. 먼저 ERP(전사적 자원관리) 분야의 선두주자로서 입지를 중소.중견기업으로 넓혀나갈 계획입니다. 어려운 경영환경에서도 기업은 효율적이고 믿을 만한 정보시스템에 투자하게 마련입니다. 두번째는 SCM(공급망관리)과 CRM(고객관계관리) 시장의 입지를 강화하려고 합니다. 세번째는 고객사의 각종 정보화 솔루션이 원만하게 통합될 수 있도록 유연한 플랫폼을 제공하려고 합니다. - 요즘 한국이 'IT 강국'으로 거론되곤 합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IT산업 침체로 상대적으로 큰 타격을 입기도 했습니다. 한국 IT산업의 미래를 어떻게 보십니까. ▲ 한국 뿐만 아니라 모든 나라가 경기침체를 경험했습니다. 그런데 한국은 다른 나라에 비해 위험요소가 적은 편이라고 생각합니다. 글로벌 기업과 중소기업이 적절히 조화를 이루고 있고 신기술을 조기에 도입하려는 의욕이 강합니다. 이를 뒷받침할 전문인력도 충분합니다. 한국 기업들은 IT 신기술을 어느 나라 기업보다 빨리 도입하고 있고 이를 기존 산업에 접목해 e비즈니스로 발전시키고 있습니다. 한국은 매우 매력적인 시장입니다. SAP는 한국시장에 서 지속적으로 연구개발(R&D) 투자를 하고 보다 공격적으로 마케팅을 펼칠 것입니다. 김광현 기자 kh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