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너럴 일렉트릭(GE)과 함께 미국의 대표적인 우량기업으로 꼽히던 타이코 인터내셔널이 유동성 위기로 파산직전에 몰렸다. 회계의 투명성이 월가의 최대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타이코가 '제2의 엔론'취급을 받으며 미 증시에 직격탄을 날리고 있는 것. 이 회사의 주가는 4일 19% 떨어진데 이어 5일에도 자금난 우려와 S&P의 채권 등급 하향 조정 여파로 하룻동안 23%나 급락했다. 올 들어서만도 이 회사의 주가는 무려 61%나 급락했다. GE를 모델로 기업인수합병(M&A)으로 성장한 이 회사는 그동안 이익을 부풀렸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엔론 파산 이후 주주들이 회계 투명성을 요구하자 최고경영자(CEO)인 데니스 코즐로보스키는 지난달 말 보안 및 전자,헬스케어 등 4개 자회사로 회사를 분할한다고 발표했었다. 코즐로보스키는 또 타이코가 순익을 조작했다는 비난을 완강히 부인했었다. 그러나 최근 이 회사가 지난 3년간 7백여건의 기업인수에 80억달러를 사용하고도 이를 투자자들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는 신문보도가 나오면서 투자자들은 완전히 등을 돌렸다. 뒤이어 S&P와 피치가 이 회사의 채권 신용등급을 3단계 낮춰 사실상 투기등급으로 강등하자 순식간에 유동성 위기를 맞고 있다. 사태가 악화되자 타이코는 회사채 상환을 위해 금융권으로부터 85억달러를 긴급 융자받을 계획이다. 하지만 전체 부채가 무려 5백억달러를 넘어 이런 임시방편으론 위기를 극복하기 힘들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김태철 기자 synerg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