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와 유럽연합(EU)은 4일 2단계 자유무역협정 체결을 위한 첫 공식협상을 가졌으나 협상의 방식과 의제 등을 놓고 이견을표출, 아무런 진전을 보지 못했다고 현지언론이 전했다. 양측은 이날 브뤼셀에서 열린 고위급 회담에서 관세부정, 저축과세, 서비스 시장 개방, 망명과 안보에 관한 협력 등에 관한 협상 시기와 절차를 놓고 입장을 개진했으나 현격한 시각차이를 보이는 바람에 다음 회담 일정도 잡지 못했다. 스위스는 상호 균형된 합의를 도출하기 위해서는 관세부정 등 10개 분야의 협상의제를 동시에 다뤄야 한다는 견헤를 제시한 반면 EU는 핵심 의제인 저축과세를 분리해야 하며 나머지 의제들과 연계할 필요가 없다고 맞섰다. EU는 특히 스위스가 제시한 국경범죄와 관세부정 방지대책이 미흡하다며 진전된협상안을 내놓을 것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EU가 역점을 두고 있는 저축과세, 국경범죄, 관세부정 방지대책 등은 스위스의은행비밀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민감한 현안으로 인식되고 있다. 스위스는 EU의 폐지 압력에도 불구하고 은행비밀법은 협상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완강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스위스는 지난 2000년 5월 국민투표를 통해 EU와 체결한 교통, 인력이동, 건설등 7개 분야에 걸친 자유무역협정을 승인했으며 EU 소속 15개 회원국 의회는 연초개별 국내비준 절차를 완료했다. 그러나 양측의 1단계 자유무역협정은 아직 정식 발효되지 않고 있다. (제네바=연합뉴스) 오재석 특파원 oj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