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마이크론사와 한국 하이닉스사의 합병을 위한 4번째 협상이 양측이 제시한 가격의 격차가 10억달러에 달해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끝났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서울발로 28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한 하이닉스 주채권은행 관계자의 말을 인용, 마이크론사는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이번 협상에서 하이닉스의 핵심 메모리반도체사업부문 인수의 대가로31억달러 상당의 주식을 제의했으나 한국의 하이닉스 채권단은 최소 40억달러를 요구했다고 전했다. "우리측 임원들은 미국에서 빈손으로 돌아왔다. 그들이 지불할 용의가 있는 금액과 우리가 받아들일 용의가 있는 금액간의 격차는 태평양만큼 컸다"고 이 관계자는 말했다. "마이크론은 제시한 가격보다 단 1센트도 더 지불하지 않겠다는 강경한 입장이나 채권단 일부도 매우 강경하고 양보를 극도로 꺼리고 있다"고 이 관계자는 말했다. "문제는 이 격차를 줄일 수 있느냐 여부다. 양측 모두 절반씩 양보했으나 현재로서 더 이상의 움직임은 없다"고 그는 말했다. 신문은 지난해 12월초부터 시작해 4번에 걸친 협상에도 불구하고 교착상태가 계속됨에 따라 양사가 협력해 세계 최대의 메모리반도체 제조업체를 만들어 낼 가능성이 더욱 의문시된다고 말하고 추후 협상일정도 잡히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최근 수준간 반도체 가격의 회복으로 하이닉스의 붕괴위협이 제거됐고 채권단이마이크론사와의 협상을 타결지어야 한다는 압력도 줄어들었으나 분석가들은 채권단이 35억달러 정도의 제의는 받아들이도록 설득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신문은 말했다. "하이닉스는 아직 마이크론이 하이닉스를 필요로 하는 것보다 더 마이크론을 필요로 한다. 최근의 가격상승에도 불구하고 하이닉스는 생산하는 반도체마다 손해를 보고 있다. 마이크론이 협상에서 철수하면 채권단으로부터 추가 투자를 끌어내거나 다른 합작대상을 물색해야 한다"고 반도체조사업체인 퓨처호라이즌의 말콤 펜은 말했다. 그는 "하이닉스는 매각할 기술이 없기 때문에 마이크론이 하이닉스에 투자하는 유일한 이유는 그 고객을 차지하겠다는 것이다"고 그는 말했다. (런던=연합뉴스) 김창회특파원 chkim@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