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우리 정부에 수입차 관세율의 대폭 인하와유전자변형(GMO) 식품 표시제의 개선을 요구하는 등 연초부터 통상압력을 강화하고있다. 외교통상부는 23일 정부 세종로청사에서 2002년도 제1차 한.미 통상현안점검회의(Korea-U.S. Action Agenda Meeting)를 열고 자동차, 철강, GMO표시제도, 의약품,지적재산권 등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미국측은 이날 자동차무역 불균형 문제와 관련, 현행 8%인 관세율을 미국 수준인 2.5%로 인하해줄 것을 계속 요구하는 한편 99년 1월 5단계로 축소한 바 있는 차량 배기량 누진세제를 개선하고 수입차에 대한 소비자 인식을 바꿔줄 것을 요청했다. 우리측은 이에 대해 관세 인하 문제는 도하개발아젠다(DDA)협상을 통해 해결하자는 입장을, 배기량별 세금 구조에 대해서는 재정건전성을 감안해 장기과제로 검토하겠다는 의사를 각각 전달했다. 특히 미국측 요구를 수용, 우리가 내년 1월부터 도입하는 차량 측면충돌기준으로 이미 채택한 유럽연합 규정 외에 미국 규정도 추가로 적용키로 했다고 밝혔다. 또 유전자변형식품이 아니라는 사실을 증명키 위해 단계별 구분유통증명서를 떼도록 돼 있는 GMO표시제가 수출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미국측 지적에 따라 전문가협의를 통해 개선책을 모색키로 했다고 외교부는 설명했다. 이와 함께 우리 정부가 건강보험 재정 절감을 위해 추진중인 보험급여기준 설정문제도 투명하게 진행돼야 된다는 미국측 의견에 따라 양국이 실무그룹을 구성, 협의키로 합의했다. 미국은 이밖에 기능성 화장품의 시판검사 기간을 단축시켜줄 것과 현재 49%로돼 있는 국내 기간통신 사업자의 외국인 지분제한 규정을 완화해 줄 것을 각각 요청하는 한편 지적재산권 위반사범에 대한 강도높은 단속을 요구했다. 한편 우리측은 철강 긴급수입제한조치를 추진중인 미국의 움직임이 세계 철강산업의 보호주의를 확산시킬 것이라고 우려하고 세계무역기구(WTO) 규범에 부합하는조치를 취하더라도 관세인상보다는 수량제한 형태로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양측은 이와 관련, 1∼2주 안에 미국에서 철강 양자협의를 갖기로 합의했다. 이날 회의에는 우리측에서 박상기 외교부 지역통상국장을 수석대표로, 법무부,농림부, 문화관광부, 건설교통부, 보건복지부 관계관이, 미국에서는 바버라 와이젤무역대표부(USTR) 아.태담당 부대표보 등이 각각 참석했다. (서울=연합뉴스) 정준영기자 princ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