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에서 맥도날드 체인점의 상징이었던 분칠한 광대모양의 로널드 모형이 23일 사라지고 중세를 배경으로 한 프랑스 전통 만화의 주인공 아스테릭스가 새로운 캐릭터로 등장한다. BBC는 맥도날드의 이같은 결정이 프랑스내 반(反)세계화 시위대들을 잠재우기 위한 ''지역화'' 전략의 하나라고 평가했다. 즉 미국식 대량 마케팅에 대한 프랑스의 전통적인 반감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것이라는 지적이다. 실제로 로널드가 프랑스를 제외한 전세계 120개국에서 여전히 마스코트로 등장한다는 점으로 볼 때 프랑스에서 아스테릭스로 대치된 현상은 심각한 일이 아닐 수도있다. 그러나 "하나의 사이즈로 모든 것에 맞춘다"는 다국적기업식 전략을 포기하고 특히 프랑스 골족(族)의 영웅인 아스테릭스에 밀려난 것은 일종의 ''모욕''이 아닐 수 없다고 BBC는 설명했다. 즉 최근 세계화에 대한 반발이 거세지면서 다국적 기업들이 지금까지의 오만을버리고 현지 정서와 융합하려는 모습을 보인다는 것이다. 사실 맥도날드는 프랑스에서 이미 "애국적 공격"의 대상이 돼왔다. 농민운동가조제 보베는 프랑스 남부 미요의 맥도날드 레스토랑 신축공사장에 난입, 기물을 파손하기도했다. 지난 50년대에서 70년대까지 세계화된 브랜드는 "왕"이었던 반면 최근 몇 년간세계 유수의 다국적기업들은 "생각은 세계적으로, 영업은 현지에 맞게"로 구호를 바꿨다. 맥도날드는 종교적인 이유로 쇠고기나 돼지고기를 기피하는 인도인들을 위해 야채로 만든 `마하라자 맥''을 내놓았다. 이 회사는 또 일본에서는 `r'' 발음이 잘 사용되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해 ''로널드'' 대신 `도널드''라는 이름을 사용하기도 했다. 대표적인 다국적기업인 코카콜라도 "전세계에 하나의 화음으로 노래하는 것을 가르치자"는 전략은 이미 포기, 국가별로 마케팅 전략을 세우고있다. `현지화'' 현상은 식음료업체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화장품업체인 레브론의 대니얼 게스트너 전사장은 아시아 시장에서 신디 크로포드를 광고모델로 내세워 실패한 경험을 술회했다. 당시 라이벌 업체인 로레알은 중국 스타를 모델로 기용, "레브론에게 일격을 가했다"고 게스트너 전사장이 말했다. 브랜드 컨설턴트 업체인 `울프 오린스''의 존 윌리엄슨 국장은 "맥도날드가 프랑스인들을 이해하고 친근감을 보이기를 원한다는 의미에서 단순한 겉치레는 아니다"라고 지적하고 "그러나 궁극적인 목적은 햄버거를 많이 파는 것"이라고 말했다. (런던=연합뉴스) 김창회특파원 kej@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