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로 나간 X국장은 부처통합전 건설부 출신으로 교통문제는 제대로 알지 못했다. 이 때문에 실무 사무관이 그림자처럼 붙어다녀야 했다. 반면 상대방은 국제항공 문제만 10년이상 담당해온 "전문가"였다. 그러니 처음부터 밀릴 수 밖에 없었다"(건설교통부 관계자) 한국은 결국 아프리카 최빈국들과 나란히 항공안전 2등급 국가로 판정받는 수모를 당했다. 협상단 대표는 보직경력 불과 수개월 짜리 국장,실무 사무관이랬자 불과 2년 남짓 관련업무를 하고있을 뿐이다. 그러니 테이블 건너편에서 불쑥 제기되는 평범한 질문에 대응하느라 진땀을 흘리기 십상이었다. 협상결과는 보나마나. "한국대표는 너무 자주 바뀌어 얼굴을 기억하기조차 힘들다"는 불평이 잇따라 들려오지만 그때 뿐.각 부처 인사때는 해묵은 관행이 되풀이 된다. 무슨 협상이든 한두달만 넘어가면 협상 담당자가 거의 바뀐다. 물론 이처럼 끊임없이 아마추어 협상가들이 양산되는 데는 이유가 있다. 과장,국장급 정도만 되면 거의 모든 공무원들이 경력관리에 들어간다.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되기 보다는 가급적 여러개 보직을 두루 거쳐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이들을 괴롭힌다. 허원순 기자huh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