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재계에는 ''윤리경영''이 화두로 등장했다. 기업마다 ''윤리경영이 곧 경쟁력''이라는 인식 아래 윤리강령을 만들어 임직원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도덕적 해이로 인한 신뢰추락 등 기업의 직.간접적 피해가 늘어나고 반부패라운드 출범으로 비도덕적 기업활동에 대한 기피현상이 확산되면서 윤리경영은 기업의 핵심 경영전략중 하나로 자리잡았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국내 5백개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윤리헌장을 채택하고 있는 업체가 45.2%로 나타나 기업들이 윤리경영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 제조업.금융계 최고경영자(CEO)와 학계 인사들의 모임인 한국CEO포럼(공동대표 윤병철 우리금융지주회사 회장 등 3명)은 지난 15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기업의 후진적 관행을 고치고 주주권익 및 기업가치 중시, 경영 투명성 제고 등 새로운 경영문화를 실천하기 위한 ''행동윤리강령 선포식''을 가졌다. CEO들은 최고경영자로서 지켜야할 행동강령으로 △주주권익 및 기업가치 극대화 △채권자 근로자 고객 등 이해관계자의 권익보호와 공존공영 △기업의 사회적 책임 준수 △정직 성실의 추구 △투명경영의 실천 △윤리경영과 공정경쟁 추구 △기업지배구조와 경영체제의 선진화 △경영혁신과 인재양성 △포럼의 명예와 회원의 품위 준수 등 9개항을 채택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도 올해를 기업 윤리경영을 정착시키는 원년으로 정하고 구체적인 실천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전경련은 최근 30대 기업 윤리담당 임원으로 구성된 ''기업윤리담당 임원협의회''와 ''기업윤리지원센터''를 발족시켰다. 또 산업자원부와 합동으로 ''기업 윤리경영 성과지표''를 마련하고 윤리경영 우수기업을 대상으로 ''올해의 시민기업상(CorporateCitizenship)을 제정하는 등 제도화를 서두르고 있다. 각 기업들도 윤리경영 정착에 적극 나서고 있다. 삼성그룹은 최근 제정한 윤리지침에 따라 각종 비리에 연루된 임직원의 징계와 협력.납품업체에 대한 감시를 한층 강화하고 있다. 전 계열사 직원 12만명을 대상으로 특별윤리 교육도 실시하고 있다. 포항제철은 지난해 실시한 ''포철의 윤리의식 수준'' 조사 결과를 토대로 상반기 중 ''기업 윤리행동 준칙''을 제정키로 했다. 포철은 또 간담회나 정기교육, 강연회 등을 통해 민영기업 직원이 갖춰야 할 직업윤리 의식을 고취할 계획이다. 신세계는 임직원들의 부도덕한 행위사례와 징계 내용을 사내 인터넷망에 공개해 부패를 사전 예방하고 다양한 지역 봉사활동도 벌여 시민단체들로부터 ''가장 윤리적인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LG칼텍스정유와 하이닉스반도체는 준법감시인(Corporate Compliance Officer) 제도를 도입해 사내 규정 준수 여부를 점검하고 있다. 준법감시인은 거래상 금품수수는 물론 영업상 비밀유지, 성희롱 등 포괄적으로 감시에 나선다. LG상사는 모든 임직원들에게 입사와 동시에 윤리규범 실천지침을 준수하겠다는 서약을 하고 서약서를 작성토록 의무화했다. 상대적으로 비리가 많다는 평을 들어온 건설업계도 최근엔 윤리경영을 잇따라 도입하고 있다. LG건설이 지난해 8월초 ''공정문화팀''을 신설한데 이어 현대건설은 ''사이버 감사실''을 신설, 그물망같은 비리 감시 조직을 가동하고 있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