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의 달러 해외 유출 혐의에 대한 수사에착수한 아르헨티나 경찰이 17일 미국과 영국,스페인계 은행들의 현지 사무실을 일제히 수색했다고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경찰은 이날 오전 영국계 은행인 HSBC 지사와 아메리칸항공 사무실을 수색한데이어 저녁에는 시티은행과 뱅크 보스턴, 스페인계 은행인 산탄데르, BBVA 사무실에도 수사관들을 보냈다. 수사당국은 또 카를로스 메넴 전 대통령에게 스위스은행 계좌에 들어있는 1천만달러의 출처에 대해 해명할 것을 요구했다. 당국은 지난 연말 은행들이 항공편으로 260억달러 이상을 미국 등지로 유출한혐의를 잡고 수사에 착수했으며 노르베르토 오야르비데 연방판사로부터 수색명령을받았다. 경찰은 지난해 12월3일 정부가 예금인출 제한조치를 취한 직후 달러를 실은 것으로 의심되는 많은 트럭이 공항으로 향한 정황을 보여주는 비디오테이프를 톨게이트에서 압수했다. 한 변호사는 당시 360-400대의 트럭이 200억달러가 넘는 현금을 싣고 부에노스아이레스 외곽 에제이자 공항으로 향했다고 주장했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이날 로케 마카로네 중앙은행 총재가 전격 사임한 직후 달러화 예금에서 페소로 환전할 수 있는 한도액을 기존의 3천달러에서 5천달러로 상향조정하는 예금인출 제한 완화책을 발표했다. 그러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는 최근들어 가장 격렬한 시위가 벌어졌다. 수천명의 성난 시민들은 대법원 건물 주변으로 몰려가 월 예금 인출 한도액을 1천500페소로 제한한 정부의 결정을 뒷받침한 판사들을 사임시키라며 항의시위를 벌였다. 시위대 중 일부는 훌리오 나사레노 대법원장 관저로 몰려가기도 했다. 한편 사임한 마카로네 총재의 후임으로 마리오 블레헤르 중앙은행 부총재가 새총재를 맡았다고 정부의 한 관리가 전했다. 이와 관련, 국제통화기금(IMF)의 토머스 도손 대변인은 "블레헤르 부총재는 함께 일하기를 기대하던 인물"이라고 말했다. (부에노스아이레스 AFP=연합뉴스)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