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위원회, 금융감독원, 국세청의 인사문제가 연초 관가의 적지 않은 관심사다. 벤처비리, 증시 불공정 거래, 음성탈루소득 만연 등 대책마련이 시급한 현안으로 쌓여 있다. 그러나 이들 기관의 진짜 현안은 인사다. 목만 길게 빼고 있는 상황. 개각 전이라도 하위직 인사를 빨리 해달라는 목소리도 높다. ◇ 금감위 =금감위 기획행정실장과 대변인 겸직 자리(국장급)를 분리하기 위해 뛰고 있다. 기획행정실장은 예산.일반행정 업무를 전담케 하고 일반 부처처럼 공보관을 신설하겠다는 것. 이렇게되면 국장급 자리가 하나 늘어나 70명 정원 조직에 국장만 4명이 된다. 예산처는 조직확대라며 난색도 표시했지만 예산처 역시 1급 자리인 ''기금관리실'' 신설을 기획하고 있어 ''서로 봐주는'' 분위기다. 금감위 내부에서 공보관을 승진시킨다면 김용환 공보담당관과 석일현 총무과장, 이두형 증권감독과장 등이 후보에 든다. 재경부와 금감위가 인사를 공동 풀로 운용키로 했기 때문에 재경부에서 밀고 들어올 가능성도 있다. 재경부 소속으로 청와대로 파견나간 문재우씨가 금감위 국장으로 내정됐다는 풍문도 있다. ◇ 금감원 =부원장은 오갑수, 강권석씨가 내정된 상태. 두자리 비게 되는 부원장보(임원)에 누가 발탁되느냐가 남은 관심사였는데 옛 증권감독원 출신의 이영호 증권감독국장과 은행감독원 출신인 김중회 총무국장이 부원장보로 결정됐다. 은행쪽에서는 이종호 은행감독국장과 김 국장이 복수추천됐다가 막판에 낙점자가 뒤바뀐 것으로 전해졌다. 관심사 가운데 하나는 금감위 직제개편안과 함께 신설 추진중인 금감위(증권선물위원회) 산하 조사정책과의 초대 과장을 누가 맡게될 것인가 하는 점. 증시의 불공정거래를 차단할 이 자리를 조사 경험이 많은 금감원 국장이 공무원(개방직)으로 임명해야 한다는게 금감위 복안. 조사 경험이 있는 일부 국장들이 후보로 거론된다. 그러나 금감원쪽에서는 부국장급이 맞다는 분위기다. ''금감원 국장=금감위(공무원)과장''이라는 그동안의 대우(예우) 관행을 깨고 싶어하는 것이다. ◇ 국세청 =인사적체가 어느 기관보다 심한 곳이다. 재경부에서도 김진표 차관이 행시 13회인데 국세청에는 13회 국장이 본청에만 4명이 있다. 그러나 내보낼 산하기관이 없어 인사가 쉽지 않는 상황. 국세청은 최근 "16회 이하를 교육보낸다"는 인사방향을 정했다. 최병철 개인납세국장(16회)과 전형수(17회)전산관리관이 각각 중앙공무원교육원과 국방대학원으로 나갈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되면 서울청의 정진택 조사1국장(13회)이 개인납세국장이나 다른 주요 국장으로 기용될 것이 확실시된다. 정 국장의 자리는 기영서 서울청 세원관리국장이 맡을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하다. 허원순 기자 huh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