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의 기업 채무 불이행은 지난해 기록적인 횟수를 보였으며 올해도 증가할 수 있는 것으로 14일 전망됐다. 신용평가회사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는 기업 채무 불이행이 지난해 처음으로 200건을 넘어 211개 회사가 모두 1천154억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2000년의 132건, 423억달러를 크게 넘어선 것이다. 국가 별로는 미국이 지난해 162건의 채무 불이행을 기록해 가장 많았으며 외채위기를 겪고 있는 아르헨티나가 15건으로 뒤를 이었다. 그 뒤는 캐나다(9건), 영국(5건), 호주(4건), 폴란드(3건) 및 멕시코(2건) 순이었다. 한국, 독일, 그리스, 인도네시아, 네덜란드, 노르웨이, 필리핀, 러시아, 태국,베네수엘라 및 버뮤다는 각각 1건의 채무 불이행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S&P 보고서는 채권발행 기업의 3.99%가 지난해 채무를 불이행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이것이 지난 91년의 4.01%에 근접하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2000년은 이 비율이 2.56%에 불과했다. 보고서는 신용등급이 "투기" 수준인 기업의 경우 8.57%가 지난해 채무를 이행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이 비율이 지난 91년 10.87%로 기록을 세웠음을 상기시켰다. S&P의 다이안 바자 연구원은 "통상적으로 경기가 바닥을 친 6개월 후 채무를 이행하지 못하는 기업이 가장 많아진다"면서 "이를 감안하면 올해 채무 불이행 기업이더 늘어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바자는 "미국 경기가 올해 1.4분기중 바닥을 칠 것으로 S&P가 판단하고 있다"면서 "이 기준으로 보면 올여름이 시작되면서 기업 채무 불이행이 극에 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올여름 투기등급 기업의 채무 불이행률이 11%에 달할 수 있다"면서 그러나 "연말에는 진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S&P의 브룩스 브래디 연구원은 "통신 부문의 채무 불이행이 특히 두드러지고 있다"면서 "관련 기업의 18.5%가 해당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해4.4분기중 6개 통신회사만 채무를 이행하지 못했다"면서 "지난해말부터 상황이 개선되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바자는 "올해는 채무를 이행하지 못하는 기업이 지난해보다 더 많은 분야에서발생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소비제품과 유통 부문이 특히 그럴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르헨에 대해 브래디는 "10개 은행이 정부의 제동으로 채무를 이행하지 못했다"면서 "올해도 이 나라에서 채무 불이행 사례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뉴욕 AFP=연합뉴스) jk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