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의 에너지 중개업체인 엔론의 케네스 레이 회장이 회사의 파산을 불과 몇 달 앞두고 종업원들에게 회사의 주가가 오를것으로 본다고 말해 그릇된 판단을 유도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헨리 웩스먼 하원의원(민주, 캘리포니아)은 12일 레이 회장에게 보낸 공개 서한에서 엔론의 재무 상태와 주가에 관해 지난해 8월 레이 회장이 종업원들에게 발송했다는 e-메일과 관련된 일련의 질문에 대해 오는 18일까지 답변할 것을 요구했다. 하원 행정개혁위원회의 민주당 중진인 웩스먼 의원은 지난 8일 딕 체니 부통령을 비롯한 고위 관계자들이 지난해 6차례에 걸쳐 엔론측과 접촉했다고 폭로함으로써엔론 의혹의 불길에 기름을 부은 장본인으로 문제의 e-메일들도 함께 공개했다. 웩스먼 의원은 레이 회장에게 "이들 e-메일을 보낸 것이 사실이라면 엔론이 번창하고 있고 주가는 오를 것이라고 믿도록 종원원들을 오도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하고 당시 엔론의 재무 상태가 취약함을 알고 있었느냐고 추궁했다. 그는 또 "엔론의 401K(기업연금) 참가자들이 퇴직연금 계정을 평가한 뒤 폭락하는 엔론 주식을 처분하는 것을 막은 귀하의 결정에 대해서도 알고 싶다"고 밝혔다. 웩스먼 의원이 공개한 레이 회장의 e-메일 가운데 하나로 `ken.lay+enron.com''이라는 회신 주소만 밝히고 수신자의 이름은 공란으로 남겨둔 지난해 8월8일자 e-메일은 "직원 회의에서 밝힌대로 본인의 최대 과제는 엔론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 회복"이라고 강조한 뒤 "이는 상당한 주가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웩스먼 의원은 그러나 당시 주당 37달러였던 주가가 작년 11월30일에는 26센트로 폭락했다고 지적하고 레이 회장이 2001년에만 보유하고 있던 엔론 주식 4천만주를 처분하는 등 지난 1998년10월 이후 1억여만주를 팔아 치웠음을 상기시켰다. (워싱턴=연합뉴스) 이도선 특파원 yd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