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주요 대기업중 가장 먼저 사장단 및 임원에 대한 인사를 단행했다. 삼성의 이번 임원인사의 특징은 사장단 대부분을 유임시킴으로써 안정적인 경영기조를 유지하는 것과 함께 사상최대였던 작년만은 못하지만 그래도 비교적 대폭의임원 승진을 단행했다는 점이다. 이는 지난해 어려웠던 경제여건에서도 비교적 선전한 계열사 경영진들의 성과를인사에 반영한 것으로 다음달부터 임원인사에 나설 예정인 LG, SK 등 다른 대기업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사장단 대부분 유임= 삼성은 당초 계열사별로 3월 주주총회를 거쳐 사장단 인사를 실시한다는 방침을 바꿔 이번에 일부 사장단에 대한 인사를 단행하되 대부분은유임시키는 것으로 사실상 사장단 인사를 마무리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 송용로(宋容魯)사장이 삼성코닝 대표이사 사장으로 자리를옮기고 삼성전자 강호문(姜皓文) 부사장이 공석인 삼성전기 사장대우로, 삼성SDS 박양규(朴亮圭) 상무가 삼성네트웍스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내정된 것이 전부다. 삼성코닝 박영구사장과 삼성네트웍스 강세호사장은 각각 상담역과 경영자문으로한발 물러나게 됐다. 삼성의 사장단 인사가 소폭에 그친 것은 재작년 21명에 이어 작년에도 14명이나승진하는 등 그동안 큰 폭의 인사로 경영진 교체가 이뤄진데다 올해는 수익성 위주의 경영체제 안정에 주력하겠다는 뜻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주총까지 사장단 인사가 미뤄질 경우 우려되는 연초 경영혼선을 막는다는차원에서 대부분 사장단의 유임방침을 미리 밝힘으로써 계열사별로 새해 경영체제를조기에 정비할 수 있도록 한 것으로 분석된다. ◇계열사별 실적반영 승진= 이번 인사에서 실적이 전년에 못미치는 삼성전자등 대부분 계열사의 임원 승진자 수는 줄었지만 실적이 개선된 계열사는 늘었다. 삼성전자는 작년의 148명보다는 줄었지만 129명의 임원 승진자를 배출, 전체 319명의 승진자중 40%를 차지했다. 삼성물산은 작년의 44명보다 줄어든 31명이 승진했고 삼성생명은 작년 18명에서올해 13명으로, 삼성전기는 17명에서 11명으로, 삼성증권은 8명에서 4명으로 승진자수가 줄었다. 반면 삼성SDI는 작년의 21명에서 올해는 24명으로 승진자가 증가했고 삼성카드와 삼성캐피탈은 각각 7명의 승진자를 배출했다. ◇눈길 끄는 인사= 삼성은 이번에 사장단 인사에서 삼성SDS 박양규 상무를 삼성네트웍스(전 유니텔) 사장으로 전격 승진시켜 눈길을 끌었다. 삼성은 종합적인 정보통신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의 특성을 감안해 파격적으로상무급을 대표이사 사장으로 발탁했다고 밝혔다. 승진여부로 관심을 모았던 이건희 회장의 아들인 삼성전자 이재용 상무보는 현직을 유지했다. 또한 삼성SDI 심임수 상무는 LCD사업팀장으로서 회사 총이익의 30%에 해당하는영업이익을 달성하는 뛰어난 성과로 승진 1년만에 다시 전무로 파격적인 승진을 했으며 `자랑스런 삼성인상''을 수상한 삼성전자 배승한 부장 등 2명이 상무보로 승진했다. 이와함께 삼성전자는 영국인인 데이비스 스틸씨를 상무보에 선임, 외국인 정규임원을 처음 탄생시켰다. MIT 물리학 석.박사에 시카고대 MBA 출신인 그는 삼성 미래전략그룹에 입사한뒤 3년동안 성과평가에서 최우수 외국인스텝으로 평가받는 등 뛰어난 능력을 보여준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연합뉴스) 김현준기자 ju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