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신용카드 시장은 어떻게 변할까. 전문가들은 "올해는 카드업계로선 무한 경쟁의 원년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신규 카드사들이 잇달아 이 시장에 뛰어들면서 카드사간의 생존을 위한 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금융 소비자로선 이같은 현상이 호재(好材)다. 현금서비스 인하, 분실 보상기간 연장 등과 같은 소비자를 위한 카드사의 각종 ''선심성'' 정책이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치열한 경쟁속에서 올해 카드사용액은 지난해보다 40% 정도 늘어난 6백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민간 소비지출의 절반 이상이 신용카드로 결제되는 본격적인 ''카드결제 시대''가 열리는 셈이다. 카드시장 6백조원으로 커진다 =지난해 신용카드 총 사용액은 약 4백20조원으로 추정된다. 이같은 사용액은 전년도에 비해 86% 가량 늘어난 수치. 카드사용액은 99년까지만 해도 90조7천억원에 불과했으나 최근 3년간 급격히 팽창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올 카드시장 규모를 6백조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보다 43% 많은 규모. 전문가들이 성장률을 지난해의 절반 수준으로 보는 이유는 지난해부터 대출전용카드, 인터넷소액신용대출 등과 같은 신용카드 유사상품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비자카드의 권영욱 상무는 "신용카드 사용액의 68% 정도를 차지하는 현금서비스를 대체할 수 있는 상품이 속속 등장함에 따라 카드사용액 성장세도 다소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신규사 진입 줄 잇는다 =정부는 카드사간의 경쟁을 유도하기 위해 신규 카드사의 진입장벽을 완화했다. 이제까지 동일 기업집단내에 같은 업종의 여신전문금융회사를 설립할 수 없도록 했던 제한을 폐지한 것. 이에 따라 지난해 우리금융지주회사 소속 한빛은행과 평화은행이 카드분야를 독립시켜 자회사를 설립했다. 조흥, 신한, 하나은행 등도 올해안에 카드 자회사를 설립할 예정이다. 지난해 다이너스카드를 인수한 현대카드는 이달부터 비자, 마스터카드와 제휴를 맺고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했다. 산은캐피탈도 조만간 기업카드시장에 진출한다. 여기에 ''유통왕국'' 롯데도 백화점 카드회원을 바탕으로 카드시장 진입을 노리고 있다. 은행, 유통업체, 대기업 등이 앞다퉈 카드시장에 진출함에 따라 기존업체와 신규업체간에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하게 됐다. 소비자혜택 늘어난다 =올 상반기중 각 카드사의 현금서비스, 할부, 연체이자율,가맹점수수료 등이 연 평균 이율로 환산돼 여신전문금융업협회나 신용카드사의 홈페이지에 공시된다. 금융 소비자로선 여러 카드사의 이자율을 비교한 뒤 자신에게 유리한 상품을 고를 수 있다. 카드사간 가격(이자율) 경쟁이 본격화됨에 따라 LG와 삼성카드 등은 올해부터 현금서비스.연체율 이자율을 최고 2%포인트 내렸다. 비씨 국민 외환 등도 조만간 이자율을 인하키로 했다. 카드 사용자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움직임도 본격화되고 있다. 비씨카드는 올들어 분실도난 보상기한을 종전 25일에서 60일로 늘렸다. 분실카드에 관한 회원 책임사유에 대해서도 포괄적인 조항을 삭제, 구체적인 잘못이 없는 분실 회원에 대한 권익 보호를 강화했다. 카드 발급 어려워진다 =카드시장을 둘러싼 경쟁은 치열해지는 반면 신규회원 확보는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금융감독위원회는 여신전문 금융업법 감독규정을 개정, 올해부터 카드발급시 신청인 본인 여부와 소득 유무를 반드시 확인토록 했다. 또 미성년자, 대학생 등 소득이 없는 사람에 대해선 일정 소득이 있는 보호자의 카드대금 결제 의사를 확인토록 했다. 정부는 또 최근 카드관련 신용불량자가 1백만명을 넘는 등 신용카드의 무분별한 발급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자 이를 해결키 위해 매월 카드사별로 신용불량자 등록수치를 공개토록 했다. 공개된 수치는 카드사의 경영평가에 반영할 계획이다. 고기완.최철규 기자 dad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