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부는 11일 오후 정보통신정책심의위원회를 열고 SK텔레콤에 대해 단말기 보조금 금지등 10여개 전제조건을 달아 SK신세기통신과의 합병을 인가했다. 이에따라 SK텔레콤은 내주중 SK신세기통신을 흡수합병할 예정이다. SK텔레콤은 당초 이달 5일을 기해 SK신세기통신을 합병하려 했으나 지난달 28일 열린 정보통신정책심의위가 시장지배력이 강화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합병 승인을 보류함으로써 합병 작업에 차질을 빚었었다. SK텔레콤과 SK신세기통신간 합병은 통신서비스 시장 3강 체제 재편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음을 뜻한다. ◇내주중 합병 완료=SK텔레콤은 합병일자를 20일로 잡았지만 이를 앞당기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그동안 미뤄왔던 SK신세기통신과의 조직 통합과 인사도 조만간 단행키로 했다. 아직까지 확정짓지 못한 올해 경영계획도 확정할 계획이다. 또 SK신세기통신 대리점 간판도 모두 SK텔레콤으로 바꿔 달기로 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인사 총무 등 경영지원부문을 통합하고 영업 등 현장부서 조직은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합병전제조건=정보통신정책심의위는 ''시장지배력이 심화될 경우 적절한 규제를 가한다''는 단서를 달고 SK의 합병을 승인했다. KTF와 LG텔레콤도 SK텔레콤과 SK신세기통신의 합병은 시장독점력을 강화시킬 것이라며 이동통신서비스 사업자간 망접속료 산정의 합리화,단말기 보조금 금지 등 공정경쟁 보장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는 형편이다. 이에 따라 정통부는 △무선인터넷 콘텐츠 프로바이더(CP) 독점금지 △무선 인터넷망 개방△단말기 보조금 지급 금지 등 13가지를 합병승인 전제 조건으로 내걸었다. 이에 대해 SK텔레콤측은 드러내놓고 표현하진 않지만 불만이라는 표정이다. 이용요금이 정부에 의해 규제되고 있는 마당에 또 다른 규제는 오히려 공정경쟁을 해친다는 게 SK측의 주장이다. SK텔레콤의 시장점유율은 SK신세기통신을 포함할 경우 99년 말 56.9%,2000년 말 53.9%,2001년 말 52.2%로 하락추세다. 굿모닝증권은 KTF 등 후발사업자의 추격으로 합병법인의 점유율이 52%대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3강체제로 재편된 통신시장=SK텔레콤의 SK신세기통신 합병으로 통신시장엔 3강체제가 구축된다. 이동통신서비스 시장은 과거 5개 사업자(SK텔레콤 신세기통신 한국통신프리텔 한솔텔레콤 LG텔레콤)에서 3개 사업자(SK텔레콤 KTF LG텔레콤)로 정리됐다. 유선시장은 한국통신과 데이콤 온세통신으로,초고속인터넷서비스 시장은 한국통신 하나로통신 두루넷의 3강체제가 구축된 상태다. 정통부는 통신사업자 난립으로 시장 질서가 어지럽고수익기반도 취약하다는 판단 아래 그동안 유·무선 통신시장을 각각 3강체제로 바꾸는 정책을 펴왔다. 앞으로 남은 과제는 누적적자가 많은 하나로통신과 두루넷의 합병여부,LG텔레콤과 하나로 데이콤 두루넷 파워콤 등 후발사업자간 대연합 여부다. 신윤식 하나로통신 사장과 두루넷의 대주주인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사장은 두 회사 합병에 긍정적이다. 미국과 홍콩의 투자펀드도 합병법인에 투자의사를 밝히고 있다. 또 데이콤 하나로 등과 직간접적 관계를 맺고 있는 LG텔레콤은 궁극적으로 이들을 아우르는 전략을 갖고 있어 앞으로 어떻게 구체화될지 관심거리다. 강현철 기자 hc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