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유착 의혹속에 미 법무부의 조사를 받고있는 세계 최대 에너지 기업 엔론의 성장과 파산은 어지러울 정도로 빨리 진행된 한편의 극적 드라마이다. 엔론의 주가는 불과 1년 전만 해도 주당 85달러를 호가했으나 지금은 1달러에도채 못미친다. 1985년 휴스턴 천연가스와 인터노스가 합병한 회사인 엔론은 불과 15여년만에 일개 천연가스 회사에서 세계 최대 에너지기업으로 성장한 성장신화의 주역이다. 지난해 파산한 엔론은 한때 세계 최대 천연가스 사업자였고, 미국내 최대 전기사업자였다. 엔론은 석유 같은 다른 상품들과 마찬가지로 에너지를 거래하는 시장을 형성한 것으로 유명하다. 엔론은 전세계에 2만명이 넘는 직원들을 거느리고 있으며, 지난 2000년 1천억달러이상의 매출액을 올렸다. 최근에만 해도 지난해 8월14일자 포천지(誌)는 앞으로 10년간 성장 가능성이 높은 10개 주식중 하나로 엔론을 꼽았다. 엔론은 또 1996-2001년 사이 포천이 주는 미국 최고의 혁신기업상을 포함해 많은 상을 받았다. 엔론은 독일의 전기와 가스 시장을 개방하는데 기여했고, 영국에 가스저장시설을 만들었으며, 세계 최대 온라인상품거래사이트의 선구자라는 점에서 혁신적인 기업이라는 평판을 받았다. 세계 에너지 시장에서의 핵심적인 역할 외에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케네스레이 엔론 회장에게 에너지정책 자문을 구했다는 점에서 더 유명해졌다. 엔론은 다른 기업과의 제휴관계를 이용해 어려운 재정문제를 가리면서 신용등급을 높게 유지하는 방법으로 사업에 필요한 현금과 신용을 얻어왔다. 그러나 신용이 추락하고, 주요 경쟁업체인 다이너지가 84억달러 합병협상을 파기하면서 결국 지난해 파산을 신청했다. (런던=연합뉴스) 김창회 특파원 ch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