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호텔의 사장을 포함한 경영진이 조만간 단행될 삼성그룹 인사에서 대폭 교체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번 인사는 지난해 발생한 여직원 공금횡령 사건, 입찰과 관련한 손실,직원들의 세균성 이질감염 등에 대한 책임을 묻는 문책성 인사인 것으로 전해져 신라호텔 직원들이 새해 벽두부터 술렁이고 있다. 9일 삼성그룹과 신라호텔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이번 주말 또는 다음주초 단행할 인사에서 신라호텔의 이영일 사장을 교체할 것으로 알려졌다. 후임사장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나 삼성에버랜드의 허태학 사장이 겸직 발령날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인사에서는 또 제주 신라호텔을 포함해 10명인 전체 임원 가운데 절반 이상이 바뀔 것으로 보인다고 그룹 관계자들은 말했다. 이같은 신라호텔 임원 대규모 교체 배경에는 지난해 있었던 일련의 좋지 않은 사건들이 작용했다는 지적이다. 신라호텔은 지난해 가을 자체감사를 통해 중식당의 한 여직원이 할인제도의 맹점을 악용, 4년 동안 1억3천만∼1억4천만원을 횡령한 사실을 밝혀냈다. 신라호텔은 그러나 호텔 이미지 악화를 우려, 문제의 여직원을 해고하고 여직원가족으로부터 횡령한 돈을 받아내는 선에서 사건을 마무리했다. 당시 중식당 담당간부는 징계를 받았다. 이에 앞서 지난 2000년 5월에는 신라호텔이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입찰에 참여,사업자로 선정됐으나 다른 경쟁사에 비해 지나치게 높은 가격을 써 낸 것으로 뒤늦게 밝혀져 결국 신라호텔 스스로 사업을 포기하는 해프닝이 있었다. 신라호텔은 당시 최소 수억원대의 계약금을 손해본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지난해 연말에는 호텔 직원들의 세균성 이질감염 사실이 공개돼 깨끗한 호텔 이미지에 금이 가기도 했다. 신라호텔 관계자는 "조만간 그룹차원의 인사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그러나 이번 인사가 문책성 차원에서 이뤄진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심인성기자 sims@yna.co.kr